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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목) - <3> 순교자 발자취 따라 걷는 '버그내 순례길'

재생 시간 : 04:29|2020-07-09|VIEW : 105

[앵커] 바야흐로 휴가철입니다.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해외여행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여행도 부담스러운 분들 많으시죠.올 여름엔 자연을 벗삼아 나홀로 도보 성지순례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충남 당진에 있는 버그내 순례길을 전은지 기자가 소개합니다.[기자] 버그내 순례길은 순교와 박해의 역사가 서린 곳입니다.''버그내''라는 이름은 삽교천의 옛 지명...
[앵커] 바야흐로 휴가철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해외여행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여행도 부담스러운 분들 많으시죠.

올 여름엔 자연을 벗삼아 나홀로 도보 성지순례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충남 당진에 있는 버그내 순례길을 전은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버그내 순례길은 순교와 박해의 역사가 서린 곳입니다.

''버그내''라는 이름은 삽교천의 옛 지명인 범근내포에서 유래했습니다.

삽교천의 물줄기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던 천주교 신앙.



저는 지금 버그내 순례길의 첫 시작점인 솔뫼성지에 나와 있습니다.

이곳에서 버그내 순례길 스탬프북을 받았고요.

도장을 하나씩 찍어가면서 순례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나무가 뫼를 이루고 있다고 해서 ‘솔뫼’라 이름 붙여진 곳.

솔뫼성지엔 실제로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습니다.

이곳은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의 고향이자, 김 신부의 가족이 4대에 걸쳐 살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2014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솔뫼성지를 방문한 이후, 방문객이 크게 늘었습니다.

발길을 옮겨 1시간 가량 걸으면 합덕제에 다다릅니다.

합덕제는 합덕평야에 농업용수를 조달하던 저수지로, 2017년 세계관개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합덕제는 제5대 조선교구장 다블뤼 주교와 함께 내포지방에서 선교활동을 펼쳤던 성 오매트르 신부가 순교를 위해 걸어간 길로, 천국을 향한 마지막 순례길로 불립니다.

특히 여름엔 연꽃이 만발해 ‘연지’라고도 불립니다.

다음 스팟은 1.4km 떨어진 대전교구 모든 본당의 모본당인 합덕성당입니다.

돌계단과 종탑이 인상적인 합덕성당은 1929년 프랑스 선교사였던 페랭 신부가 봉헌했습니다.

하지만 페랭 신부는 6·25 전쟁 당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됐습니다.

마을 입구 방죽 보수 기록이 새겨진 합덕제 중수비를 거쳐 구불구불하고 좁은 마을 길을 지나면 원시장·원시보 우물터에 도착합니다.

내포 지역의 첫 순교복자인 원시장과 사촌 원시보의 고향으로, 신앙선조와 순교자들은 이 우물물을 마셨습니다.

넓은 밭을 풍경 삼아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면, 묘지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름 없는 순교자들이 잠들어 있는 무명 순교자의 묘입니다.

1972년과 1985년 이곳에서는 십자가와 수십 기의 묘가 발견됐습니다.

목숨을 바쳐 신앙을 지킨 이름 없는 순교자들을 위해 짧게 기도하고 발길을 옮겼습니다.

1.8km를 걸어 도착한 곳은 조선의 카타콤바라 불리는 신리성지입니다.

신리성지는 내포 교회 초기 공소가 있던 곳이자 다블뤼 주교가 거처했던 곳입니다.

특히 박해 시절에는 가장 중요한 교우촌으로 꼽혔고, 서양 선교자들의 입국로이기도 했습니다.

탁 트인 잔디 곳곳에 설치된 작은 경당은 순교자들의 영성을 조용히 되새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버그내 순례길 막바지에서 만날 수 있는 거더리공소는 성 다블뤼 주교가 체포됐던 곳입니다.

이어 성 위앵 신부의 자취가 남아있는 세거리공소, 복자 김사집 프란치스코 기념 공소인 하흑공소까지 가면 버그내 순례길이 끝납니다.

<이용호 신부 / 대전교구 솔뫼성지 전담>
“이곳 내포지방의 중심적인 어떤 순교자들의 땅이 바로 이곳 버그내 순례길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이런 코로나19 시대에 우리 교우분들이 많은 조심성을 갖고 계신데. 순례하시면서 기도하고,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가치가 있었는가. 이런 것들을 한 번 묵상해보는 좋은 순례길인 것 같습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