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순수녀의 시편 묵상

제32강 시편 37편 격분하지 마라

재생 시간 : 08:15|2013-03-04|VIEW : 3,789

"너는 악을 저지르는 자들 때문에 격분하지 말고 불의를 일삼는 자들 때문에 흥분하지 마라." (1절) 시편 37편은 알파벳 노래이며 지혜 시편에 속합니다. 이 시편은 하나의 시라기보다는 오히려 솔로몬의 잠언 속에 수집된 것들과 같은 하나의 잠언 수집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시편은 교훈적인 통찰력을 제공해 주는 간결한 지혜의 말씀들로 구성되어 있습...

"너는 악을 저지르는 자들 때문에 격분하지 말고
불의를 일삼는 자들 때문에 흥분하지 마라." (1절)

시편 37편은 알파벳 노래이며 지혜 시편에 속합니다. 이 시편은 하나의 시라기보다는 오히려 솔로몬의 잠언 속에 수집된 것들과 같은 하나의 잠언 수집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시편은 교훈적인 통찰력을 제공해 주는 간결한 지혜의 말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시편의 중심 사상은, 악인들은 뿌리째 뽑히어 멸망하게 되고, 주님을 신뢰하는 의인들은 땅을 차지하고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악인들이 번영하는 사회적인 불의 때문에 경건한 사람들이 신앙의 위기를 체험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시인의 목적은 의인들이 유혹에 직면할 때, 하느님께 자신을 맡기는 참 신뢰의 길로 그들을 인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악인들 때문에 격분하고 흥분하는 젊은이를 타이르는 현인의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마치 지혜 교사처럼 경험이 풍부한 노인의 성숙함을 지닌 사람으로 보입니다.

너는 악을 저지르는 자들 때문에 격분하지 말고, 불의를 일삼는 자들 때문에 흥분하지 마라. (1절)

"불의를 일삼는 자들 때문에 흥분하지 마라"는 "불의를 일삼는 자들을 부러워하지 마라"로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RSV 참조) 이와 비슷하게 잠언 24,19에도 "악을 행하는 자들 때문에 격분하지 말고 악인들을 부러워하지 마라"고 합니다. 이 말은 당시에 하나의 통속적인 잠언이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현인의 모습을 한 시인은, 의인이 악인들 때문에 분노하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악과 불의를 일삼는 자들을 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흥분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악인들의 번영에 의해 유혹을 받는 연약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인은 우리가 그들을 모방하려는 유혹을 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분노는 많은 악의 원천입니다. 그래서 시인의 의도는, 의인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죄를 보고 성냄으로써 오히려 나쁜 영향을 받아 의인의 신앙이 약화되지 않도록 지켜 주려는 것입니다. 이는 악인들이 풀처럼 삽시간에 스러지고 푸성귀처럼 시들어 버릴 것이니(2절) 그런 무상한 것들에 집착하지 말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영원의 입장에서 바라보도록 합니다.  

주님 앞에 고요히 머물며 그분을 고대하여라. 제 길에서 성공을 거두는 자 때문에, 음모를 실행에 옮기는 사람 때문에 격분하지 마라. (7절)

시인은 악인들이 번영을 누리고 또 그들의 악한 계획을 성취시켜 나가는 것을 보고 의인이 조바심을 내지 말도록 권면하고 있습니다.

"고요히 머물며"는 침묵하고 조용히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단념하는 것이 아니고 주님을 신뢰함으로써 초조해하거나 의심하지 않는 긍정적인 노력입니다. 왜냐하면 문제 해결은 오직 그분으로부터만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편 62, 2.6)

"고대하여라"는 인내하고 기다리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이 세상의 순간적인 성공이 아니라 인내심을 갖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때를 기다리는 법을 익힐 것을 가르칩니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은 땅을 차지하고 큰 평화로 즐거움을 누리리라. (11절)

악인들은 사라지지만 가난한 이들은 땅을 차지하게 됩니다. "땅"은 그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유산으로 얻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즐거움도 누립니다.

"가난한 이들"은 겸손한 자 또는 온유한 자입니다. 하느님은 온유한 사람들 안에서 쉬시고, 그분은 그들의 평화가 될 것입니다. 이사야서 66장 2절에서 주님께서는 "내가 굽어보는 사람은 가련한 이와 넋이 꺾인 이, 내 말을 떨리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이다"고 하십니다. 누가 온유한 사람입니까? "온유한 사람들은 쉽게 분노를 일으키지 않고 성급하게 다투지도 않습니다. 화가 그들을 괴롭히지 않고, 격렬함이 그들을 미치게 하지 않으며, 극도의 잔인함이 그들을 타오르게 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그들은 마음 안에서 포도주·연회·부보다 주님의 평화를 더 사랑합니다." (암브로시우스)  

자기 하느님의 가르침이 그의 마음에 있어 그 걸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31절)

"하느님의 가르침이 그의 마음에 있다"는 것은 언제나 주님의 가르침을 묵상한다는 뜻입니다. (시편 1, 2) 하느님의 가르침은 의인에게 인생의 지침이 되는 것입니다.

"걸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주님 안에서 가지는 안정성을 말합니다. 걸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은 하느님과 그분의 법의 인도를 받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 악인들의 번영은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이들에게 좌절과 영적인 위기를 가져다줍니다. (시편 73편 참조) 그뿐 아니라 의인들은 불의한 세상을 보고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시편 37편의 시인은 마치 현인처럼 악인들 때문에 화내지 말고 그들을 질투하지 말라고 타이릅니다. 대신에 주님께 맡기고 그분을 신뢰하라고 권면합니다. 악인들은 의인들이 질투할 대상이 못됩니다. 왜냐하면 악인들의 번영은 풀처럼 덧없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의인들은 땅을 차지하고 그 위에서 살 뿐만 아니라 복을 누리게 된다는 약속을 받습니다. 땅은 주님이 주시는 구원의 표지입니다.

이 시편은 우리에게 모든 번민을 주님께 맡기고 하느님과 하느님의 섭리에 대해 신뢰하도록 교훈을 줍니다.

"너는 악을 저지르는 자들 때문에 격분하지 말고 불의를 일삼는 자들 때문에 흥분하지 마라." (1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