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순수녀의 시편 묵상

제30강 시편 31편 제 목숨을 당신 손에 맡깁니다

재생 시간 : 08:31|2013-02-08|VIEW : 3,244

"제 목숨을 당신 손에 맡기니 주 진실하신 하느님, 당신께서 저를 구원하시리이다." (6절) "당신 손에 제 운명이 달렸으니 제 원수들과 박해자들의 손에서 저를 구원하소서." (16절) 시편 31편은 개인 탄원 시편에 속합니다. 이 시편은 모욕과 업신여김과 박해를 당하는 사람의 기도입니다. 시인은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는...

"제 목숨을 당신 손에 맡기니
주 진실하신 하느님, 당신께서 저를 구원하시리이다." (6절)

"당신 손에 제 운명이 달렸으니
제 원수들과 박해자들의 손에서 저를 구원하소서." (16절)

시편 31편은 개인 탄원 시편에 속합니다. 이 시편은 모욕과 업신여김과 박해를 당하는 사람의 기도입니다. 시인은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는 육체적이고 사회적인 고통을 당한 결과 거의 죽은 사람같이 되었습니다. 그는 고통 속에서 구원의 기도를 드립니다. 시인이 고통 속에서 "제 목숨을 당신 손에 맡기니"(6절)라고 하는 것과 "당신 손에 제 운명이 달렸으니"(16절)라고 하는 것은 큰 신뢰의 표현입니다.  

이 시편에는 고통 속에서 주님만을 의지하는 마음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무죄한 이가 고통 받으며 하느님의 도움을 요청한다는 점에서 이 시편은 22편과 69편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관련하여 해석됩니다.

주님, 제가 당신께 피신하니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소서. 당신의 의로움으로 저를 구하소서. (2절)

"당신께 피신한다."고 하는 것은 주님에게만 모든 위험을 물리칠 수 있는 안전이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는 주님만이 자신을 도와 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의로움"은 계약을 통해 자기 백성과 관계를 맺고 계시는 하느님의 성실하심을 상기시킵니다. 하느님의 의로움으로 자신을 구해 달라고 하는 시인은 자신이 무죄함을 압니다. 그는 자신이 부정한 사람들 때문에 고통당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주님의 정의를 간청합니다.

"제 목숨을 당신 손에 맡기니 주 진실하신 하느님, 당신께서 저를 구원하시리이다." (6절)

"제 목숨을 당신 손에 맡기니"라는 말은 체념이라기보다는 하느님의 구원과 보호하시는 능력에 대한 신뢰를 의미합니다. "목숨"으로 옮긴 히브리 말 '루아흐'는 '숨·바람·영'으로 인간을 살아있는 존재가 되도록 해 주는 것이며, "제 목숨"은 시인 자신을 가리킵니다.

하느님의 "손"은 시인의 목숨을 맡아주실 정도로 능력이 있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능력을 확신합니다. "맡기다"는 말은 상업 세계에서 가져온 은유인데, 맡길 때는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돌려받을 것을 확신합니다. 시인은 전적으로 자신을 주님께 맡깁니다. 맡기는 것은 완전히 신뢰할 때만 가능합니다.

"구원하다"라는 동사는 '제물이나 돈을 주고 속량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시인은 자신을 주님께 맡겼기 때문에 진실하신 하느님께서 그를 구원하실 것을 확신합니다.

"저는 죽은 사람처럼 마음에서 잊히고 깨진 그릇처럼 되었습니다." (13절)

시인은 신체적인 고통(10절)과 사회적인 고통(12절)을 당한 결과로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원수들 때문에 고통을 당할 뿐만 아니라 이웃들과 그가 아는 이들도 그를 버리고 피해갑니다. 깊은 고통으로 그는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되었습니다.

시인은 자신이 사람들의 "마음에서 잊혔다"고 말합니다. 그는 살아 있으면서도 죽은 사람처럼 그의 이웃들에게서 잊혔다고 느낍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잊힌다는 것은 가장 큰 고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깨진 그릇"이라는 말은 더 이상 쓸모없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깨진 그릇은 버려집니다.

당신 손에 제 운명이 달렸으니 제 원수들과 박해자들의 손에서 저를 구원하소서. (16절)

시인의 "운명"이 하느님의 손에 달려 있고, 그는 적들의 손에서 하느님이 구해 주실 것을 기도합니다. "제 운명"으로 번역한 히브리 말 '이토타이'는 원래 '나의 시간'을 뜻합니다. 히브리 말 '에트'는 '시간, 운명'의 뜻이 있습니다.

시인은 6절에서는 그의 목숨을 주님께 맡긴다고 하였고, 여기서는 그의 운명을 하느님의 손에 맡긴다고 합니다. 시인이 하느님께 자신의 목숨과 운명을 맡기고 의지하는 것은 자신의 모든 희망을 그분 안에 두기 때문입니다.  

시편 31편에서 시인은 수치를 당하는 자로 나타나며 자신이 그물에 묶여있다고 합니다. 그는 눈과 넋과 몸이 짓무르고, 근심과 한숨으로 세월을 보내며, 기력과 뼈들이 쇠약해졌다고 하소연합니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이웃과 원수들에게 조롱거리가 되고, 잊힌 존재가 되고, 원수들에게 목숨을 빼앗길 위험에 처해 있음을 불평합니다. 하지만 그는 고통 속에서도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놀라운 신앙을 보여줍니다.

시인이 목숨을 빼앗길 위험에 처해 있으면서 "제 목숨을 당신 손에 맡기니"(6절)라고 한 말은 십자가상에서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제 영을 당신 손에 맡기옵니다."(루카 23, 46) 하시고는 숨을 거두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면서 이 말씀을 하신 이후로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 구절을 외우면서 그들의 마지막 숨을 거두었습니다. 첫 순교자 스테파노도 돌에 맞아 죽으면서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주십시오"(사도 7, 59)라고 기도하면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사도 베드로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고난을 겪는 이들은 선을 행하면서 자기 영혼을 성실하신 창조주께 맡겨야 한다." (1베드 4, 19)고 합니다.

또한 시인이 "당신 손에 제 운명이 달렸으니"(16절)라고 한 말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하나의 전례가 되었는데, 그것은 개인이 임종을 맞이하여 자신에게 영혼을 주신 하느님께로 되돌아간다는 확신을 표현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이 시편은 우리에게 고통 속에 있을 때 더욱 하느님께 자신을 맡기고 의지하는 신앙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난 속에 있을 때도 절망하지 말고 "힘을 내어 마음을 굳세게 가지도록"(25절) 합니다.

"제 목숨을 당신 손에 맡기니, 주 진실하신 하느님, 당신께서 저를 구원하시리이다." (6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