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순수녀의 시편 묵상

제17강 시편 72편 임금을 위한 기도

재생 시간 : 08:08|2013-01-17|VIEW : 2,307

"그가 당신의 백성을 정의로,   당신의 가련한 이들을 공정으로 통치하게 하소서." (2절) "그가 백성 가운데 가련한 이들의 권리를 보살피고 불쌍한 이들에게 도움을 베풀며 폭행하는 자를 쳐부수게 하소서." (4절) 시편 72편은 군왕 시편에 속합니다. 다른 군왕시편과는 달리 시인이 임금을 위해 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시인은 이상적인 임...

"그가 당신의 백성을 정의로,  
당신의 가련한 이들을 공정으로 통치하게 하소서." (2절)

"그가 백성 가운데 가련한 이들의 권리를 보살피고
불쌍한 이들에게 도움을 베풀며
폭행하는 자를 쳐부수게 하소서." (4절)

시편 72편은 군왕 시편에 속합니다. 다른 군왕시편과는 달리 시인이 임금을 위해 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시인은 이상적인 임금의 통치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하느님이 임금을 통하여 다스린다는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윗 임금 이후에 유다에는 모범적인 임금이 많지 않았습니다. 벤시라는 이렇게 말합니다. "다윗과 히즈키야와 요시야 말고는 모두가 잘못을 거듭 저질렀다. 과연 그들이 지극히 높으신 분의 법을 저버렸기에 유다 임금들이 사라지게 되었다." (집회 49, 4)

이 시편의 머리글에는 솔로몬이 언급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솔로몬이 이 시편의 저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시편의 내용을 볼 때 이 시편은 영광스럽고 이상적인 임금으로서의 솔로몬의 이미지를 잘 그리고 있습니다.

그가 당신의 백성을 정의로, 당신의 가련한 이들을 공정으로 통치하게 하소서. (2절)

"당신의 백성"이라는 말은 백성이 임금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속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윗이 인구조사를 실시하여 백성을 자기 재산으로 여겼던 것은 잘못이었습니다. (2사무 24장 참조)

주님의 속성인 "정의"와 "공정"이 임금에게 필요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시편 36, 7) 그래서 하느님이 임금에게 이것들을 베풀어 주셔야 합니다. 이상적인 임금은 "정의"와 "공정"을 베풀고 약자를 보호해야합니다. 시인은 주님께서 주신 "정의"와 "공정"으로써 임금이 백성들을 다스리도록 기도드립니다. "정의"와 "공정"은 이상적인 임금이 사회적으로 특히 약한 자들에게 반드시 실천해야 될 덕목입니다.

"가련한 이들"은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말할 수도 있으나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서도 특히 '약한 사회 계층'으로 이해됩니다. 약한 이들은 고아나 과부, 이민자나 가난한 이, 소외된 이와 궁핍한 이들입니다. 그들에게는 언제나 임금의 도움이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그가 백성 가운데 가련한 이들의 권리를 보살피고 불쌍한 이들에게 도움을 베풀며 폭행하는 자를 쳐부수게 하소서. (4절)

임금은 약한 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주고 가난한 자들을 보살펴 주어야 합니다. 임금의 일차적 관심이 군사력 증강이나 경제 성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약자에게 쏟아져야 합니다. 또한 임금은 "폭행하는 자들"을 쳐부숨으로써 약한 자들을 억압하는 사회적 불의를 없애고 정의를 실천하게 됩니다. 억압받는 자들을 옹호하기 위해서는 억압자들을 제압해야 합니다.

그가 풀밭 위의 비처럼, 땅을 적시는 소나기처럼 내려오게 하소서. (6절)

이 절에서는 임금의 역할이 암시되는 팔레스티나의 기후와 농경문화를 반영합니다. 곧 임금은 백성에게 "비"와 "소나기"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비와 소나기는 경작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이것들이 없이는 농작물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비는 풍부한 식량을 생산하게 하고 그 식량은 백성들의 생명이 됩니다. 그러므로 비와 소나기는 생명을 주는 요소입니다. 첫 구절의 비는 경작지에 필요한 적절한 비이며, 둘째 구절의 소나기는 땅을 깊이 적시는 풍족한 비로 볼 수 있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농작물이 자라도록 하는 비와 소나기는 임금이 적절하게 필요한 이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을 의미합니다. 잠언에는 "임금의 얼굴이 빛날 때 생명이 보장되고 그의 호의는 봄비를 내리는 구름과 같다." (16, 15)고 합니다.

그는 하소연하는 불쌍한 이를, 도와줄 사람 없는 가련한 이를 구원합니다. 그는 약한 이와 불쌍한 이에게 동정을 베풀고 불쌍한 이들의 목숨을 살려 줍니다. (12-13절)

강대국을 상대하던(9-11절) 임금의 관심은 이제 약한 이들과 불쌍한 이들에게로 전환됩니다. 여기에서 "불쌍한 이"가 세 번이나 등장합니다. 이상적인 임금은 '불쌍한 이들의 구원자'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불쌍한 자들은 사회적 불의의 희생자들입니다. (14절) 약한 이와 불쌍한 이에 대한 임금의 연민과 사랑이 특별합니다. 임금은 폭행하는 자들과 사회의 착취자들과 맞서 싸움으로써 불쌍한 이들의 목숨을 구해줍니다. 그래서 임금은 정치권력이나 군사적 힘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하여 정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시편 72편에서 임금은 하느님의 대리자이며 주님의 백성과 세상을 정의와 공정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임금의 정의는 불쌍한 이들과 억압받는 이들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특히 임금은 주님의 백성들 가운데서 가련한 이들의 권리를 보살피고 불쌍한 이들을 도와주며 폭행하는 자들에게서 그들을 보호합니다. 이상적인 임금의 과제는 속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줍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상적인 임금이 궁극적으로 다윗의 후손인 예수님임을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의 다스림이 임했음을 발견하는 자들에게 정의와 평화와 승리를 안겨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 시편은 하느님의 나라가 임하리라는 기도입니다.

오늘날 교회의 모든 지도자는 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정의와 공정을 실천해야 하며 특히 약한 자들을 도와주고 보살펴줌으로써 참된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의 시대에 정의가, 큰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저 달이 다할 그때까지." (7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