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순수녀의 시편 묵상

제14강 시편 16편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

재생 시간 : 08:59|2013-01-14|VIEW : 2,902

"하느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합니다. 주님께 아룁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 (1-2절) 시편 16편은 신뢰 시편으로 전체적으로 신뢰의 분위기가 두드러집니다. 이 시편은 '피신한다'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위기 상황에서 주님께 의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편에서 시인은 두 가지 위협을 받고 있습...

"하느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합니다.
주님께 아룁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 (1-2절)

시편 16편은 신뢰 시편으로 전체적으로 신뢰의 분위기가 두드러집니다. 이 시편은 '피신한다'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위기 상황에서 주님께 의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편에서 시인은 두 가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곧 혼합주의의 위협(2-4절)과 죽음의 위협(10절)입니다. 이스라엘의 참된 예배자인 시인은 이스라엘 내에서 이방신들까지도 숭배하는 혼합주의자들의 유혹을 거부하고 하느님께 대한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이 시편의 시인은 '주님께서 그가 받을 몫이고 그의 제비를 쥐고 계신다'는 말(5절)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레위인이나 사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느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합니다." (1절)

하느님이 '피신처'로 소개됩니다. 주님의 보호를 요청하는 시인은 위기에 처해있는 듯합니다. "지키다"라는 말은 '보호하고 돌본다'는 뜻입니다. "당신께 피신합니다"라는 구절은 자신을 하느님께 의탁한다는 뜻입니다. "피신한다"라는 것은 보통 성소에 피신하거나(시편 63, 7) 영적으로 피신하는 것(시편 2, 11; 11, 1)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인들은 위기 상황에서 어떤 장소로 피신한다고 하는데 이 시인은 하느님께 직접 피신하고 있습니다.

"주님께 아룁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 (2절)

시인은 "당신은 저의 주님(아돈)"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신실함을 선언합니다. 이것은 '자신이 주님의 종'이라는 뜻입니다. 시인은 자신을 주님께 속한 자로 인식합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그에게 당신의 뜻을 요구하실 수 있고 또 그를 돌봐 주십니다. "저의 행복 당신 밖에 없습니다"라는 말은 하느님이 그의 가장 큰 행복이라는 뜻입니다.  

다른 신들을 붙좇는 자들의 고통이 크기에 저는 그 신들에게 피의 제사를 바치지 않으며 그 이름들을 제 입술에 올리지도 않습니다. (4절)

이 구절에서는 혼합주의의 영향을 볼 수 있습니다. 혼합주의는 고난이 닥쳤을 때 하나의 신보다는 두 신이 자기를 더 많이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는 사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시인은 그런 유혹에서 벗어나 하느님에게서만 도움을 찾고 있습니다. 다른 신을 숭배하는 혼합주의자들의 신앙 태도는 제1계명을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자는 다른 신들에게 경배하거나 그들을 섬기지 못합니다. (탈출 20, 2 이하) "다른 신들"은 고통의 근원입니다. 그러나 이방인들은 신들에게 피의 제사를 바치고 그 신들의 이름을 부릅니다. "피의 제사"는 동물의 피를 쏟아 붓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주술적인 개념이 들어 있습니다. 시인은 이런 관습을 거부하고 다른 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주님을 믿는 자는 다른 신과의 관계를 끊어야 합니다. (탈출 20, 3)

제가 받을 몫이며 제가 마실 잔이신 주님, 당신께서 저의 제비를 쥐고 계십니다. (5절)

이 구절의 배경에는 분배가 자리한 듯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수아 시대에 가나안 땅을 나눌 때 레위 지파에게는 땅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여호 13, 14; 14, 4) 왜냐하면 주님이 그들의 기업이요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민수 18, 20; 신명 10, 9) 그러므로 레위인의 몫은 주님뿐입니다. (신명 10, 8-9) 레위인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성전 봉사이며 그들은 성전 세금과 희생제물의 일부를 받았습니다. (레위 7, 35)

주님이 시인의 "몫"이요 "잔"이라는 말은 '주님이 그의 전부'라는 뜻입니다. "제가 받을 몫이며 제가 마실 잔이신 주님"은 2절에 "저의 행복 당신 밖에 없습니다."와 상응합니다. "저의 제비"는 이스라엘 지파들이 땅을 나누고 상속받던 관습을 반영해 줍니다. (민수 26, 55) 그래서 "당신께서 저의 제비를 쥐고 계십니다."라는 표현은 주님께서 그의 미래와 그의 운명을 보장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언제나 주님을 제 앞에 모시어 당신께서 제 오른쪽에 계시니 저는 흔들리지 않으리이다. (8절)

시인은 항상 주님과 대화해왔음을 말합니다. "언제나 주님을 제 앞에 모시어"라는 말에서 시인은 자기가 늘 하느님을 모시고 살았음을 고백합니다. 이 구절은 시인의 확신을 드러내는데, 그의 확신은 하느님의 현존 때문입니다. 곧 그는 늘 하느님의 현존을 생각한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하느님이 시인의 "오른쪽에 계신다"라는 말에서도 암시됩니다. "오른쪽에 계신다"는 것은 주님께서 시인의 곁에, 곧 방어자와 수호자의 자리에 계신다는 뜻입니다. (시편 121, 5) 여기에서 "저는 흔들리지 않으리이다"라는 말은 "저는 죽지 않으리이다"라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편 13, 5) 이것은 주님께서 그를 보호해 주신다는 확신의 말입니다.

시편 16편은 주님 안에서의 즐거움을 노래하는 시편입니다. 시인은 주님과 함께하는 생명과 기쁨을 노래합니다. 이 시편은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과 관련하여 메시아적인 것으로 해석되었습니다. 특히 10절 "당신께서는 제 영혼을 저승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당신께 충실한 이는 구렁을 아니 보게 하십니다."라는 말은 신약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가리키는 것으로 인용되고 해석됩니다. (사도 2, 27; 13, 35)

이 시편의 시인은 "저의 행복 당신 밖에 없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시편 1편에서는 '악인들의 길'을 따르지 않는 이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하였고, 이 시편에서는 우상숭배를 멀리하는 이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이 시인은 하느님의 현존 속에 사는 생명의 길에서 그의 즐거움을 찾습니다. 이것은 그리스도 신자들이 주님을 모시고 살아가는 행복입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 (2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