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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성인들의 생애와 영성] 성 이냐시오 로욜라 (8)

[예수회 성인들의 생애와 영성] 성 이냐시오 로욜라 (8)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신 일치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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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3 발행 [1430호]
▲ 이냐시오 성인은 정화의 시기를 겪으면서 하느님과 직접 통교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사진은 이냐시오 성인이 1년간 영신수련을 했던 만레사 동굴에서 한 순례자가 기도하는 모습.





영신수련의 근본적 전제

정화의 시기를 겪은 후 이냐시오의 영성 생활은 새로운 시기로 접어든다. “그 무렵 하느님께서는 학교 선생님이 학생을 다루듯이 그를 다루셨다.”(「자서전」 27항) 이제 이냐시오는 정화 과정을 끝내고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의 여정으로 들어간다. 자서전에 기술된 이 짧은 한 문장이 하느님과 이냐시오와의 근본적인 관계를 우리에게 알려 준다. 이냐시오는 하느님과 직접적이고도 즉각적인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이냐시오 영성의 신비적 차원이 바로 여기에서 흘러나온다. 더 나아가서 이냐시오가 하느님께로부터 직접 배웠다는 사실 자체가 영신수련에 스며들어 영신수련을 하는 사람 또한 하느님께 직접 배우게 된다.

“하느님의 뜻을 찾는 데 있어서 창조주이신 주님이 몸소 그 열심한 영혼과 통교하시어 당신 사랑으로 그를 껴안아 당신을 경배케 하고 앞으로 당신을 더 잘 섬길 수 있는 길로 준비시키도록 하는 것이 더욱 합당하고 훨씬 더 나은 길이기 때문이다.… 창조주가 피조물과 그리고 피조물이 그의 창조주 주님과 직접 일하도록 두어야 한다.”(「영신수련」 15번) 이 정신이 바로 영신수련 전체의 근본적 전제이다.



신비 체험과 하느님에 대한 확신

이냐시오는 하느님께서 이러한 방식으로 자신을 다루셨다는 것에 매우 강한 확신을 했다. 특히 삼위일체 하느님, 창조, 성체성사, 그리스도의 인성과 성모님, 카르도넬 강둑에서 일어난 신비 체험 등 다섯 가지 점에서 이 사실을 재삼 확인하였다고 말한다.

첫 번째로 이냐시오는 성삼위께 매일 네 번의 기도를 바칠 정도로 삼위일체 하느님께 대한 신심이 매우 깊어졌다. 어느 날 이냐시오는 그의 오성(悟性, understanding)이 승화되며 성삼위가 세 개의 건반 형상으로 그에게 보이는 것을 체험했다. 즉, 각각의 건반이 각자의 고유한 소리를 내지만 또한 동시에 하모니를 이룬다. 이 순간에 느꼈던 희열과 위로가 너무도 강렬했기에 이때 이후로 이냐시오의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신심은 그의 일평생 동안 두드러진 점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 달리 말하면 이냐시오는 하느님께서 주신 신비적 은총을 통해서 새로운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게 됐다. 이 삼위일체 하느님의 체험은 이냐시오에게 그리스도인으로서 근본 바탕을 제공했다.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이냐시오의 신심은 그의 삶에 매일 기도를 통해 스며들었다. 예를 들어 이냐시오가 하느님을 지칭할 때 자주 언급했던 “엄위하신 하느님(Divina Majestad)”이라는 호칭에는 이미 삼위일체 하느님의 함의가 포함돼 있다. 이냐시오는 살아생전에 6815통의 편지를 작성했는데, 이 편지를 제외한 그의 저술에 “엄위하신 하느님”이라는 표현은 총 65회 나타난다. 「영신수련」에 26회, 「예수회 회헌」에 23회, 「영적 일기」에 15회, 그리고 「자서전」에 1회 등장한다.

두 번째로 이냐시오는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던 손길로 자신을 비추어 주셨으며, 그는 거기에서 위대한 영성의 환희를 맛보았다고 말한다. 이냐시오는 그의 오성으로 이러한 비전을 보았다고 증언하는데, 이 비전은 영신수련의 ‘사랑을 얻기 위한’ 관상과 매우 유사한 점을 보여준다.

세 번째로 역시 그의 오성으로 이냐시오는 예수 그리스도가 어떻게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지 보게 되었다고 증언한다.

네 번째로 그리스도의 인성과 성모님을 내적인 눈으로 보았다고 증언한다.

그리고 다섯 번째로 이냐시오가 만레사에 도착한 지 약 7개월이 지난 1522년 8월 혹은 9월 그는 그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매우 새롭고도 특별한 영적 체험을 하게 된다. 이 체험이 바로 그 유명한 카르도넬 체험이다. 어느 날 이냐시오는 경건한 마음으로 만레사에서 약간 떨어진, 시토회에서 관할하고 있던 성당으로 길을 나섰다. 길을 가다가 신심이 솟구쳐 그는 강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앉았다. 거기 앉아 있을 동안 그의 오성의 눈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비록 환시를 보지는 않았으나 영적 사정과 신앙 및 학식에 관한 여러 가지를 깨닫고 배우게 됐다. 모든 것이 그에게는 새로워 보일 만큼 강렬한 조명이 비쳐왔다. 비록 깨달은 바는 많았지만, 오성에 더없이 선명한 무엇을 체험했다는 것 외에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못하였다. 그는 예순두 해의 전 생애를 두고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그 많은 은혜와 그가 알고 있는 많은 사실을 모은다 하더라도 그 순간에 그가 받은 것만큼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자서전」 30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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