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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69- 숫자 넷(4)의 상징- 하느님이 창조하신 우주 전체

[성경 속 상징]69- 숫자 넷(4)의 상징- 하느님이 창조하신 우주 전체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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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6 발행 [1046호]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숫자 넷(4)은 한자의 죽을 사(死)와 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동양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하는 숫자다. 실제로 우리나라 병원 건물 중에는 3층 다음이 5층인 곳도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4층을 표시하는 버튼은 대부분 F로 표시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집트와 바빌로니아에서 4는 완전함을 의미한다. 인도와 중국에서 숫자 4는 땅의 상징이어서 지리학에서도 중요한 요소였다. 보편성을 상징하는 4는 힌두교 사회에서 카스트 계급의 숫자이기도 했다. 피타고라스 체계에서 4는 최초의 입방체, 즉 밑면과 세 변을 가지는 사면체를 이루는 숫자이다.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종교의 힘을 상징하는 사각형은 전 세계 수많은 신성한 건축물의 기초가 됐다. 이집트에서는 미이라를 만들 때 항아리 네 개에 죽은 자의 내장을 담아뒀다. 고대 서구 전통에서는 물, 불, 흙, 공기 등 네 가지 원소가 있었다.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동ㆍ서ㆍ남ㆍ북에서 알 수 있듯이, 넷은 시간 전체, 공간 전체를 나타낸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4는 견고함, 포괄성, 조직성, 힘, 지성, 정의, 전능을 상징하는 수라 할 수 있다.
 성경에서 숫자 4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우주 전체를 나타낸다. "강 하나가 에덴에서 흘러나와 동산을 적시고 그곳에서 갈라져 네 줄기를 이루었다"(창세 2,10). 이처럼 성경 안에서 넷(4)이라는 수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전 우주, 전 세계를 표시한다. 또한 하늘의 하느님 옥좌 둘레에는 네 마리 생물 모습이 있어 전 자연, 전 세계의 힘을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에제 1,4-14 ; 묵시 4,6). 네 생물 모습은 복음사가 각자의 상징을 이루고 있다. 그 상징은 각 복음서의 시작과 관계가 있다. "첫째 생물은 사자 같고 둘째 생물은 황소 같았으며, 셋째 생물은 얼굴이 사람 같고 넷째 생물은 날아가는 독수리 같았습니다"(묵시 4,7).
 주님 발현에서 나타나듯이 숫자 4는 신적 요소를 상징하고 있다. "저마다 얼굴이 넷이고, 날개도 저마다 넷이었다. 그들의 날개 밑에는 사방으로 사람 손이 보였고, 네 생물이 다 얼굴과 날개가 따로 있었다. 그들의 얼굴 형상은 사람의 얼굴인데, 넷이 저마다 오른쪽은 사자의 얼굴이고 왼쪽은 황소의 얼굴이었으며 독수리의 얼굴도 있었다"(에제 1,4-10 참조).
 신약성경에서도 4는 깊은 뜻을 지닌다. 복음서가 네 편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이는 기쁜 소식, 곧 구원이 온 세상에 퍼져 나가는 것, 그래서 구원의 완성을 뜻한다. 이스라엘의 12부족은 인간, 사자, 황소, 독수리 등 네 가지 상징으로 분류됐다. 이것이 그리스도교에서 네 명의 복음사가인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의 상징이 됐다.
 마태오 복음의 상징은 인간 얼굴로, 예수님이 사람의 아들임을 의미한다. 마르코 복음의 상징은 사자이다.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서 외치는 설교로 시작하기 때문에 광야의 왕이라 할 사자가 상징이 됐다. 루카 복음은 사제 즈카리야가 지성소에 들어가 분향을 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루카 복음은 번제물의 상징인 황소가 상징이다. 요한 복음의 상징은 독수리이다. 마치 독수리가 하늘 높이 날듯이 드높은 하늘의 하느님 곁에까지 우리를 데리고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네 복음서는 전 세계에 선포되는 복음이며, 구원의 상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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