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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75- 결혼- 창조사업에 동참하는 거룩한 행위

[성경 속 상징]75- 결혼- 창조사업에 동참하는 거룩한 행위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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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4 발행 [1053호]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요즘은 결혼을 꼭 하지 않아도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가 많다고 한다. 또한 결혼 연령도 점차 늦어지는 추세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와 개인주의적 가치관, 육아문제 등이라 한다.
 전통적으로 결혼은 인간이 지켜야 할 중요한 규범이었고 유다인들에게 결혼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이었다. "아내가 없는 사람은 온전한 사람이 아니다"는 탈무드 대목처럼 유다인들은 결혼을 해야 한 인간으로 온전해진다고 생각했다.
 성경에서 결혼은 하느님 창조사업에 동참하는 거룩한 행위이다(창세 1,28). 일반적으로 유다인들은 동족끼리 결혼하는 것이 관례였다(창세 24,3-4). 그래서 가족은 씨족의 일부였으며, 조부모, 부모, 형제, 자매와 사촌들로 구성됐다. 예외적으로 다른 종족과 결혼을 하는 경우(창세 41,45 참조)는 정치적 이유가 대부분이었다(1열왕 11,1 참조). 그러나 유다인은 종교적 이유로 이방인과 결혼할 수 없었다(1열왕 11,4).
 유다인들에게 결혼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자녀 출산에 있었다. 유다인 여성이 아들을 낳는 것은 사회적, 법적 지위를 얻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그래서 성경에는 자녀 출산에 집착하는 여성들이 많이 등장한다. 자녀가 여성의 미래를 보장해줄 보험과도 같은 의미였던 것이다.
 남녀가 가정을 이뤄 자녀를 낳는 것은 하느님의 가장 큰 축복이었다(창세 1-2장 참조). 성경에 보면 형이 세상을 떠났을 때 형수와 결혼하는 제도가 있었다(창세 38,8). 이런 관습은 가문의 대를 잇는 데 목적이 있었다.
 성경시대에도 결혼이란 남녀 당사자의 문제일 뿐 아니라 두 집안, 가문의 주요 관심사였다. 그래서 당시 결혼은 대개 중매라는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 재미있는 것은 중매로 결혼하게 된 신부 얼굴은 결혼식 당일이 돼서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었다. 결혼식은 가족 전체와 마을, 그리고 손님들과 행인들에게도 베푸는 큰 축제로 진행됐다. 결혼식 연회, 노래, 춤이 계속해서 일주일 동안 이어졌다.
 결혼식에서는 결혼예복을 입는 것이 중요한 풍속이었다. 부잣집 잔치에는 손님들에게도 결혼예복이 제공됐다(마태 22,12 참조). 예수님은 설교에서 혼인예식 예복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회개에 비유하셨다(마태 22,2-14 참조).
 잔치에 참가하는 손님들은 결혼이 성립하는 데 중요한 증인 역할을 했다(창세 29,22-23 참조). 이처럼 혼인잔치는 초대받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부부의 탄생을 축하하는 행사였다. 여기에 참석한 이들이 공식적으로 혼인 증인 역할을 했다.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첫 번째 기적을 행한 것도 카나 지방 혼인잔치에서였다(요한 2,1-12). 우리 삶에서 결혼식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모든 사회적 통계를 보면 결혼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에 이혼은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결혼 후 자녀를 갖지 않는 부부들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서구적이고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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