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마음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내는 탈렌트 주신 주님께 감사

마음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내는 탈렌트 주신 주님께 감사

[허영엽 신부가 만난 사람들] (37) 음악가 노영심 마리보나

Home > 기획특집 > 허영엽 신부가 만난 사람들
2022.10.02 발행 [1680호]
▲ 노영심씨는 피아노 연주자, 싱어송라이터, 음악감독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음악을 통한 봉사활동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따뜻함을 전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사진=조세현 작가, 메가히트픽쳐스 제공



노영심(마리보나)씨는 우리 시대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가진 가수인 동시에 피아노 연주자, 싱어송라이터, 음악감독, 방송인으로 넓은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약했다. 그가 만든 노래들은 큰 사랑을 받았고, 리메이크곡 ‘그리움만 쌓이네’는 그가 직접 불러서 대중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 그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쉼 없는 음악 활동을 해온 노영심씨이지만, 그녀는 세월이 비켜 간 듯 여전히 소녀의 순수한 모습과 감성을 그대로 지닌 듯했다.

노영심씨는 2009년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 후, 기념 음악회를 위해 직접 출연자들을 섭외하고 반주를 했는데, 최고의 노력을 해준 점에 아직도 감사한 마음이다. 그녀의 넓은 예술계 인맥과 겸손하고 착한 마음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한편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한을 앞둔 당시, 그는 3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헌정곡 ‘코이노니아’를 멋지게 만들어냈다. 그녀는 직접 작사, 작곡한 곡으로 많은 가톨릭 신자 연예인들을 명동대성당에 모이게 해 뮤직비디오 촬영과 녹음을 했다.

나는 그 과정을 짧은 시간 동안 지켜보았다. 그는 늘 웃고 있는 다정한 친구 같은 평상시의 모습에서, 지휘봉을 잡는 순간 분위기가 금세 바뀌며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였는데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경이감(?)이 들 정도였다. 모인 이들은 그의 지휘에 따라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어냈다. 지휘자, 음악감독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롭게 느꼈던 장면이었다. 그는 몇 년 동안 명동대성당의 음악감독직을 수행하며 현장에서 신자들이 음악을 통해 신앙에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공연을 여는 등 큰 공헌을 하기도 했다.


▲ 노영심씨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앞두고 헌정곡 ‘코이노니아’를 작사, 작곡했다. 가톨릭 문화 예술인들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념 뮤직비디오 제작을 위해 함께 노래 부르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Q.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A. 네, 신부님도 잘 지냈어요? 저는 사실 살아오면서 한시도 쉬지 않고 계속 음악 쪽 일에 분주했어요. 제가 몰두하는 스타일이라 다른 생각을 못 해요. 최근에는 인기를 끈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음악 작업을 중심으로 한 생활에 집중했어요. 따듯한 드라마로 큰 성공을 거두어 많은 분이 사랑해줘서 함께 했던 한 사람으로 기쁜 마음입니다. 음악도 많이 사랑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해요.



Q. 성당과는 어떻게 인연이 됐나요?

A. 가톨릭은 문화적으로 저에게 특별히 가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성당이라는 거룩한 공간을 좋아하고, 신자가 아닌데 고맙게도 수녀원에도 머물 기회를 얻곤 했어요. 그러면서 서서히 신앙이 물들었다고 해야 하나?(웃음) 특히 김수환 추기경님과 이해인 수녀님도 가끔 만나고 교류하게 된 것도 제겐 큰 행운이었죠. 두 분은 저의 음악뿐 아니라 열심히 하려는 노영심을 예쁘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세례를 받기까지 시간은 좀 걸렸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신자가 되는 길을 계속 가고 있어서 모든 게 자연스러운 것 같았어요.



Q. 음악을 어릴 때 시작하셨다는데?

A. 여섯 살 때 우연히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왔어요. 음악이 나의 삶과 일상이 되었네요. 방송에 나갈 생각은 없었는데, 이화여자대학교 피아노학과 1학년 때 KBS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연주 녹음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곳에서 다음 녹음을 준비하시는 가수 이문세씨와 우연히 만났어요. 그 일을 계기로 대중음악에 입문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참 신비롭죠?



Q.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으세요?

A. 제가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내 마음 어딘가에 사랑이 있구나”라고 느끼게 할 음악이라면 장르는 중요하지 않아요.



▲ 코이노니아 녹음 현장에서 노영심씨.



Q.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선물로 드린 곡 ‘코이노니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세요.

A. 고민하다가 ‘도레미파솔’이라는 아주 쉽고 평범한 멜로디가 어느 순간 문득 특별한 운율을 타고 다가왔어요. ‘도레미파솔’에 맞는 5글자의 단어를 명동본당 주임 신부님께 여쭈어 찾은 것이 ‘코이노니아’였는데 친교, 공동체, 소통의 의미를 갖는 단어였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 많은 유명인이 한날한시에 모여 연습에서 녹음, 촬영까지 하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과정이었어요. 완성의 비결은 한마음으로 모두가 함께한 덕분이죠. 저에게도 일종의 기적과 같은 큰 체험이었습니다.



Q. 명동대성당에서 교회 음악 발전에 큰 기여를 하셨다고 생각하는데?


A. (웃음, 손사래를 치며) 발전에 기여할 만한 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교회에서 시키는 일을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단순한 논리이지만, 교회 음악이 더 발전하려면 음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음악이 좋은 악보로 잘 보급되는 것이 우선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어릴 적 꿈이 따로 있었나요?

A. 어린 시절 꿈은 피아니스트였어요. 지금도 그 꿈을 향해 가고 있어요. 계속해서 피아니스트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유년, 청소년기는 주로 피아노 레슨과 연습으로, 대학에선 학교 외 활동을 더 많이 한 듯해요. 여행, 운동, 방송 등을 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고, 경험하면서 색다른 학창 시절을 보낸 것 같습니다.



Q. 하느님께서 노영심씨에게 주신 탈렌트는?

A. (한참 생각 후) 하느님께서 저에게 주신 탈렌트는 “무언가를 이끌어 내는 일”이랄까요? 마음을 이야기로, 이야기를 음악의 언어로 이끌어 내는 일을 하느님께서 탈렌트로 주신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한 일이죠.



Q. 혹시 자주 하는 기도가 있나요?

A.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자주 합니다. 기도할 때 마음이 평화로워져요. 어디에선가 속으로라도 계속 입에 떠나지 않게 기도하고 싶어요.



노영심씨는 가끔 이 세상이 너무 다양해서 어떤 유일한 가치로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 복잡하고 혼란스럽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는 소소하고 작은 것이라도 거짓 없이 다른 이들과 진심을 전하며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소원을 갖고 있다. 담백하고 겸손한 모습을 지니고 이야기하다가 가끔 보이는 소녀 같은 수줍은 미소는 보는 사람도 기분 좋게 만든다.

나는 예전에 그가 시간이 나면 실제로 교구청 안의 부서 사무실에 와서 잡일도 마다치 않고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자주 보곤 했다. 그리고 2014년 광화문 시복식 전 야외 문화행사에서는 파리에서 급히 귀국해 피아노를 연주하는 백건우 선생님의 옆에 서서 악보를 넘기는 일을 자진해서 하기도 했다.

노영심씨는 제안을 받고 발달장애 아동 관련 활동을 해왔는데, 하다 보니 더 잘하고 싶어져서 지속하게 됐다고 한다. 발달장애인들은 결국 자기 세계 안에만 있는 친구들인데, 그들과 함께 앙상블을 만드는 작업 자체가 의미가 크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장애인들이 직관적으로 읽을 수 있고 가르치기도 쉬운 특수 악보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하는 음악을 통한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 하는 노영심씨를 기대해본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영성심리상담교육원 원장)

▲ 허영엽 신부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
오늘의 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