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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황 방북은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다

[사설] 교황 방북은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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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4 발행 [1677호]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교황은 최근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초대하면 가겠다. 거절하지 않겠다”고 했다. 유흥식 추기경도 서임 인사차 통화한 김진표 국회의장이 “방북이 성사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해주면 고맙겠다”고 하자 “교황님은 북한이 초청하면 갈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교황의 방북은 한반도 평화에 유력한 중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교황의 국외 방문은 신자를 찾는 사목 방문이 원칙이다. 그에 부합하려면 북한에 신자가 존재해야 한다.

최근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화해평화위원회 주관으로 ‘북한선교와 한반도의 미래, 청년들의 대화’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북한 선교를 긍정적으로만 봤던 대부분의 행사와 달랐다. 한 참석자는 “현재 북한 공산당 치하 천주교는 말살된 상태이자 교황청의 공인된 사제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북한 정권에서 주장하는 천주교는 체재선전용으로 전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직격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북한과의 종교교류는 북한의 수령중심 사회주의체제가 굳건한 이상 외화벌이를 돕는 행위에 그쳤다”며 “북한을 향해 해왔던 대다수 종교행위는 북한 주민들의 종교자유 개선에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쉽지만 이날 나왔던 얘기들이 냉정한 현실일 수 있다.

교황청은 한반도와 밀접한 인연을 맺고 있다. 해방 후 한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했고, 내년 12월 11일이면 수교 60주년이다. 하지만 교황의 방북은 북한의 초청이 있어야 가능하다.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아울러 교황의 방북은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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