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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애인 탈시설 정책, 개인별 특성 고려해야

[사설] 장애인 탈시설 정책, 개인별 특성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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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발행 [1674호]


얼마 전 중증 발달장애인을 자식으로 둔 부모들이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를 찾아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국가의 장애인 탈시설 정책으로 인해 발달장애인들이 갈 곳이 없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대주교는 “장애인 돌봄에 대한 접근도 장애인 개인의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열려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나와 장애인 지원주택으로 가거나 집으로 가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모르는 소리다. 발달장애인을 시설에 맡긴 사람들 대부분은 집으로 데려올 처지가 아니다. 다시 집으로 올 경우 일을 하지 못하는 건 물론 일상적인 삶이 완전히 파괴될 가능성이 높다. 장애인 지원주택도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 현재 중증장애인이 머무는 거주시설은 간호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등 장애인 전문 인력과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지만 장애인 지원주택은 활동지원사 정도만 지원한다. 장애인 지원주택 시설이나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역량이 결코 기존시설보다 낫지 않다는 뜻이다.

탈시설 목소리가 나온 건 일부 시설에서 발생했던 인권침해, 그리고 일부 장애인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시설에 장기간 잡아둔 데서 비롯됐다. 이들의 목소리는 충분히 경청해야 한다. 다만 모든 장애인을 탈시설 정책의 대상으로 삼는 건 무리다. 일부 발달장애인의 경우 시설에 머무는 게 장애인 본인이나 부모에게 더 낫다. 사실 답은 나와 있다. 정 대주교의 말처럼 탈시설 정책을 획일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개인별 특성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하면 된다. 모든 장애인에게 탈시설을 하라는 건 전체주의적 사고와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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