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시사진단] 시대의 표징, 탄소중립과 실천(전의찬, 스테파노,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책임교수)

[시사진단] 시대의 표징, 탄소중립과 실천(전의찬, 스테파노,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책임교수)

Home > 여론사람들 > 시사진단
2022.08.07 발행 [1673호]



7월 25일, 지루하던 장마가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가 전국을 빨갛게 물들였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 폭염경보는 35℃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때 발령하는 것이다. 매년 여름이면 2018년 기록했던 일 최고기온인 홍천의 41℃를 갈아치울 것인지가 늘 궁금하다. 올해 들어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885명으로 지난해보다 160명 이상 발생하였다. 온열질환자는 실외 작업장에서 34%, 논밭에서 16%가 발생하여 절반 이상 야외에서 발생하였고, 피해자 3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의 노령자였다.

같은 날 미국 북서부 지역의 기온이 43.3℃까지 치솟으며 미국 인구의 약 20%가 폭염경보 영향권에 들어갔다. 올여름 프랑스에서는 기상 관측 100년 만에 최고기온을 기록했으며, 영국도 공식적으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363년 만에 최고기온을 기록하였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전역에서는 한낮 최고기온이 40℃를 넘기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폭염에 의한 사망자가 1000여 명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말 그대로 ‘미친 더위’이다. 이상고온 현상의 주범은 기후변화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면 집단자살이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렇게 분명한 징조를 보고도 시대의 표징을 분별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현대판 ‘바리사이와 사두가이’가 될 것이다.(마태 16,1-4)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7억 2800만 톤으로 가장 많은 양을 기록하였다. 2019년에는 7억 100만 톤으로 3.7% 감소하였고,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한 2020년에는 6억 5700만 톤으로 다시 6.3% 감소하였다. 2021년 우리나라는 탄소 중립을 선언하였으나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 8000만 톤으로 전년보다 3.5% 증가했다. 최근 기상청 자료를 보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의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도 지난해 423ppm으로 1999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곳값을 기록하였다.

새 정부는 최근 잇따라 에너지정책과 기후변화 대책을 발표하였다. 새 정부는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지키되, 부문별 감축목표를 재설계하고 원전의 비중을 2030년 최대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합리적으로 재정립하고 석탄발전 감축도 재조정하겠다고 하였다. 원전에 관해서 우리 교회는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지만, 기존의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서도 최소 6%의 원전을 살려놓아야 했던 것처럼 완전한 탈핵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원전 확대와 그린 택소노미(녹색산업 분류체계) 전제조건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과 관련된 논의가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탄소 중립은 정부의 의지만으로 달성할 수 없다. 기업이 효율 향상과 기술개발 등으로 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민이 에너지 절약과 대중교통 이용, 재생에너지 확대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다. 교구와 본당은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고, 성당 활동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신자들은 신앙생활과 일상생활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성당과 가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려면 우리가 언제 어디에서 얼마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성당과 각 가정에서 현재 배출량을 계산할 수 있어야 하며, ‘기후 행동’에 따라서 얼마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가를 확인하고, 실천을 통한 감축량을 우리 지구를 위해서 봉헌하는 것이다.

하늘의 천사들과 예수님도 모르는 “그날과 그 시간이 오기 전에”(마르 13,32) 우리는 탄소 중립의 길로 나가야 한다. “좋은 일을 할 줄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곧 죄가 되기 때문이다.”(야고 4,17)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
오늘의 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