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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묵주반지와 어머니(김해숙, 비비안나, 배우)

[신앙단상] 묵주반지와 어머니(김해숙, 비비안나,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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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 발행 [1673호]



제가 늘 끼고 있는 묵주반지는 사실 어머니가 끼고 계시던 것을 저에게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이 묵주반지 덕분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홍보대사도 하게 되었다고 나중에 들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하다 보면 손이 클로즈업되어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묵주반지가 보였던 것 같습니다. 교구청에 계시는 신부님께서 그걸 보시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배우 같으니 생명위원회 홍보대사를 청하면 어떨까 하셨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서울대교구 홍보국(현 문화홍보국)에서 저희 회사를 통해 연락하셨을 때 저의 부족함을 말씀드리면서 그래도 불러주시면 기꺼이 생명 홍보대사 일을 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바쁘고 홍보국에도 일이 많은지라 시간이 조금 흘러갔습니다. 그러다 제가 홍보대사를 맡겠다고 한 일이 생각나서 먼저 홍보국의 수녀님에게 연락을 드렸습니다. 수녀님께서는 반갑게 저를 맞아주셨고, 얼마 후 영광스럽게도 명동대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님께서 집전하시는 미사 중에 생명 홍보대사로 임명받았습니다. 그 이후에 바보의나눔,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한 홍보대사도 맡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제 곁에 안 계시지만, 이 묵주반지로 어머니와 교류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어머니께서는 이 묵주반지로 저를 위해서 굉장히 열심히 기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이 묵주반지를 저에게 주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이 묵주반지를 주셨을 때는 아마 제가 더 열심히 기도하길 바라는 마음이셨겠죠. 묵주반지를 끼고 있으면 어머니와 성모님께서 제 곁에서 항상 지켜주시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이 반지를 받고 나서는 늘 끼고 생활했습니다. 예전에 너무 심한 악역을 맡았을 때, 극 중 역할 때문에 천주교 이미지가 좋지 않게 될까 봐 반지를 뺐던 것을 제외하면 드라마 촬영 중에도 늘 반지를 끼고 있었더니 시청자분들께 ‘드라마에서 묵주반지를 보고 반가웠다’는 인사를 듣기도 합니다.

이제는 깜박 잊어버리고 반지를 끼지 않으면 왠지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또 기도를 열심히 못 하고 세속적인 것에 마음이 흔들릴 때도 이 묵주반지를 보면 어머니와 성모님 생각이 나서 반성이 됩니다. 이제는 묵주반지가 저의 일부가 되었고, 묵주반지를 끼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정진석 추기경님께서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시고 묵주를 나누어 주시면서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바쁜 스케줄 때문에 기도도 못 하고 미사에 참례하지 못하실 때도 묵주를 만지면서 하느님을 생각하세요. 그것으로도 여러분을 예뻐하실 것입니다.” 그 말씀을 전해 듣고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저는 어머니가 지금도 하늘나라에서 절 위해 계속 기도하고 계시고, 지켜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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