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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7주일- 기도할 때 생각해야 할 것들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7주일- 기도할 때 생각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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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4 발행 [1672호]




어떤 형제님이 근심스러운 얼굴로 본당 신부에게 물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도대체 얼마나 기도해야 들어주실까요?” 그러자 본당 신부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들어주실 때까지 기도하세요. 그러면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든지, 아니면 형제님의 생각을 바꾸어 주시든지 할 겁니다.”

우리는 대개 기도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하느님께 청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영광 받으시기를, 아버지의 뜻이 세상에서 이루어지기를 먼저 청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반드시 들어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당신의 뜻을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기도를 생각할 때 마음에 새겨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은 이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의 뜻이 아니라 나를 위해 품으신 당신 뜻을 이루시는 분이라는 것. 그러니 내 욕망을 채우려고 기도하지 말고, 아버지의 뜻을 찾고 그 뜻에 맞게 살아갈 용기를 주시기를 청해야 합니다. 참된 자녀라면 부모님의 마음과 뜻을 소중히 여기며 그것을 이뤄드리려고 하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자신에게도 참된 행복을 가져다줌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위한 것을 청한 다음에는 나를 위한 것도 청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정말 ‘나를 위한’ 것인지를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내가 욕망하고 집착하는 것들은 진정으로 나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나를 더 큰 욕망의 늪에 빠뜨려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만들 뿐이지요. 그렇기에 정말 ‘나를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청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청하라고 하십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갈 힘을 주는 양식을 매일 청하라는 겁니다. 이 양식은 물질적인 양식만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오늘 하루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은총, 오늘 하루 사랑하고 용서하며 나누도록 힘을 주는 은총을 청해야 합니다. 그런 은총이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기도의 내용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기도하는 마음가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청하고 찾고 두드리라’고 하십니다. 익숙함과 편안함이라는 감옥에 갇혀 자신이 무엇을 원하며 바라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수동적으로 사는 우리에게 ‘삶’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만드시는 말씀입니다.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것은 우리 마음에 ‘소망’을 채우는 과정입니다. 그 소망이 우리를 기쁘게, 의미있게 살게 합니다. 처음에는 인간적 소망을 떠올리고 그것이 이뤄지기를 청합니다. 그러나 곧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게 될 겁니다. 내가 청한 나의 성공이, 가족의 건강이, 더 많은 재물이 혹시 사사로운 욕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그것이 하느님께서 기꺼워하시는 것인지를 묻게 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하느님께 청해야 할 것과 청하지 말아야 할 것을 올바르게 식별하게 됩니다. 나의 뜻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는 영적인 눈, 곧 ‘지혜’를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를 위해 언제나 가장 좋은 것을 준비해주시는 하느님 사랑의 섭리가 비로소 눈에 보이지요.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은 사랑과 신뢰 안에서 하느님과 온전히 일치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일치함으로써 그분의 영광과 기쁨과 행복이 곧 나의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은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이끌어주심으로써 이루어지기에 하느님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성령을 주십니다. 그리고 성령께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우리가 원하는 때에 우리가 원하는 방법으로 채워주시기를 바라는 욕심을 비우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주님께서 원하시는 때에 주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으로 이루시기를 바라도록 우리 마음을 변화시켜 주십니다. 이러한 변화는 오직 기도하는 이들만이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열심히 기도해야 합니다.



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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