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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찬미받으소서」 7주년, 대형 산불 유감(전의찬, 스테파노,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책임교수)

[시사진단] 「찬미받으소서」 7주년, 대형 산불 유감(전의찬, 스테파노,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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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6 발행 [1668호]



6월 16일, 오늘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우리에게 보내주신 지 꼭 7년이 되는 날이다. 교황님께서는 회칙 제1항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의 ‘태양의 찬가’를 인용하시면서 지구를 ‘우리 공동의 집’이라 표현하셨고, 성인께서는 지구를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는 누이이며 두 팔 벌려 우리를 품어 주는 아름다운 어머니와 같다”고 찬미하셨다.

지난 3월 초 발화하여 213시간 동안 산불이 계속되었던 ‘울진산불’ 현장에 다녀왔다. 당시 산불로 축구장 2만 5858개 넓이인 1만 8463㏊의 숲이 타버렸다고 한다. 산불 현장에 도착하니 검은 숲’(모두 탄 숲)과 ‘붉은 숲’(덜 탄 숲)이 마치 모자이크처럼 펼쳐졌다. 바닥에 풀 한 포기 없이 모든 생명이 사라진 곳도 있었고, 화형을 당한 듯 수십 년 된 소나무가 서 있는 그대로 숯덩이가 된 곳도 있었다. 현장은 참혹함 그 자체였다.

산불이 발생하면 자욱한 연무가 앞을 가린다. 노천 소각과 다름없는 산불에서는 연소 시설과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오염물질이 발생하게 된다. 울진산불 당시 초미세먼지 농도는 385㎍/㎥로 일 평균 환경기준(35㎍/㎥)의 11배에 달했다. 산불이 발생하면 온실가스 흡수원인 산림이 반대로 발생원이 되어 다량의 온실가스(CO₂)를 배출하게 된다.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지구 대기의 CO₂농도가 높아지고, 지구온난화로 다시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성되는 것이다. 지난해 전 지구에서 산불로 발생한 온실가스는 64억 톤인데, 온실가스 배출 세계 2위인 미국의 배출량과 거의 같은 양이고,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9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산불로 인해서 ‘탄소중립’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자연발화이건 인재이건 울진산불과 같이 대형 산불로 확대된 것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다. 최근에 발간된 유엔환경계획(UNEP) ‘글로벌 산불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토지사용의 변화로 극한 산불이 2030년 14%, 2050년 30%, 2100년 50% 증가할 것이라고 하였다. 산림과학원은 지구온난화로 1.5℃ 상승 시 산불 발생 위험성이 8.6%, 2.0℃ 상승 시 13.5% 증가한다고 분석하였다.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지난 100년간 이미 2.1℃ 상승하였으니, 산불 발생 위험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된 1992년과 비교하여 2배 가까이 증가하였고,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2년 3.4억 톤에서 2021년 7억 톤으로 2배 이상 증가하였다. 최근 발표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는 앞으로 20년 이내에 기후위기 대응의 ‘마지노선’인 지구온난화 1.5℃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렇지만 인류는 여전히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700년이 지난 오늘, 산불로 시커멓게 변한 대지를 보시고 그때처럼 ‘찬미’하실 것인지 궁금하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우리의 무책임한 이용과 남용으로 “우리 ‘누이’가 지금 울부짖고 있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지금도 지구를 계속 망가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두 분의 ‘프란치스코’님께 송구하기만 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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