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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오순절 성당 테러'... 신자 40여 명 사망

나이지리아 '오순절 성당 테러'... 신자 40여 명 사망

오워오 시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당에 총기 테러, 이슬람국가 소행으로 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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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6 발행 [1668호]

▲ 5일 '오순절 학살' 사건이 발생해 최소 40명이 사망한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당 내부. 남아프리카 주교회의연합회 제공

 

지난 5일 성령 강림 대축일 미사를 피로 물들인 나이지리아 성당 테러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는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WAP)’ 소행으로 알려졌다.
 

오그베니 아레그베솔라 나이지리아 내무장관은 “끔찍한 피해 현장에서 ISWAP의 흔적을 찾아 그들을 추적 중”이라며 “치안 당국은 그들을 찾아내 반드시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오순절 학살, 사상자 100명 넘어
 

테러가 발생한 곳은 남서부 온도 주 오워오(Owo)시에 있는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당이다. 이날 무장 괴한들이 성당에 들어와 총기를 난사해 신자 4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 공식 발표로는 사망자 40명, 부상자 61명이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을 ‘오순절 학살’이라고 부른다.
 

ISWAP는 보코하람에서 이탈한 세력으로 알려졌다.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와 인접국에서 그리스도인 수천 명을 살해하고, 수백만 명을 난민으로 전락시킨 악명 높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다. 이들은 여학생들을 집단 납치하고, 그리스도인 처형을 쇼셜 미디어에 자랑하듯 공개하는 등 반인륜적 범죄를 서슴지 않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는 있는 나라다. 남부는 그리스도교, 북부는 이슬람이 우세하다. 2009년 보코하람이 출현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번과 같은 테러 수준의 폭력 행위는 드물었다.      
  

하지만 이슬람 무장 조직들이 활개치면서 나이지리아는 그리스도인이 가장 많이 희생되는 국가가 됐다. 지난해 목숨을 잃은 그리스도인은 최소 4600명이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약 900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년 동안 희생된 그리스도인 수가 6만 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인도주의 단체들은 이들의 만행을 ‘집단학살’로 규정하고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정부는 희생자가 이처럼 많은 데도 보코하람의 준동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모하마드 부하리 대통령은 “보코하람은 거의 다 퇴치됐다”고 말하지만, 이 말을 믿는 국민은 없다.
 

온도교구장 쥬데 아로건다데 주교는 “교구민은 물론 온 국민과 함께 슬퍼하고 있다”며 “세계 지도자들이 국민을 보호하는 좋은 아이디어를 우리 정부에 제공해주면 희생자들이 정말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신자들 충격 커  
 

한편 ‘오순절 학살’의 불똥은 미국 국무부로도 튀었다. 국무부가 지난해 말 아무런 설명 없이 나이지리아를 특별 관심국 명단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종교 지도자들은 “면밀한 관찰과 적절한 조치를 권고한 국제종교자유위원회 권고를 국무부가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활동하는 스테판 라쉬 변호사는 “나이지리아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을 옹호하지 않는 미 정부를 ‘신뢰할만한 파트너’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지리아에서 그리스도인에 대한 폭력은 거의 매일 일어나는 일”이라면 “숱한 위험 속에서도 즐겁게 신앙생활을 해오던 신자들이 이번에는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라쉬 변호사는 무장 조직들의 폭력은 돈과 자원을 노린 것일 뿐 종교적 관련성이 적다는 일각의 주장도 일축했다. 그는 최근 발생한 나이지리아 여대생 살해 사건을 언급했다. 여대생 데보라 야쿠부는 채팅방에서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무슬림 군중에게 돌팔매질을 당한 후 시신은 불태워졌다. 이슬람 극단주의 혹은 원리주의자들의 반 그리스도교 정서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건이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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