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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부활 제5주일- 주님의 사랑 방식

[생활속의 복음] 부활 제5주일- 주님의 사랑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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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5 발행 [1662호]
▲ 함승수 신부





신앙생활이란 굳은 각오와 결심으로 주님을 깊이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 사랑을 통해 주님과 참된 일치를 이루고 구원으로 나아가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랑의 실천을 등한시합니다. 당장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다고 나에게 무슨 큰일이 벌어지지 않으니, 귀찮고 힘든 사랑의 실천은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 벌을 피하려고 죄를 짓지 않는 데에만 신경을 씁니다.

예수님은 우리 모습을 바라보시면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것도 잠시뿐이다.” 우리가 구원받기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여유는 이 세상에서 주님과 함께 머무르는 아주 잠시의 시간뿐이며 그 시간의 끝은 오직 주님만 아십니다. 그러니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이 기회를 놓치면 끝장이라는 간절함으로 ‘사랑의 계명’을 실천해야만 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받으려고만 하는 것은 ‘이기심’이지 사랑이 아닙니다.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것은 나의 마음과 감정을 소진하는 ‘노동’이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누군가와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기에 상대방을 배려해야 합니다. 내가 받아서 고마운 만큼 그에게도 기쁨을 주어야 합니다. 내가 주어서 보람과 행복을 느꼈던 만큼 그도 그것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하며, 내가 그를 얼마나 아끼고 좋아하는지 그 진심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게 사랑입니다. 내 방식이나 기준을 내세우거나 고집하지 않고 내 마음이 오롯이 그를 향하게 만드는 게 사랑입니다. 주님은 그런 이상적인 모습을 ‘서로 사랑하라’는 말로 표현하시는 것이지요.

이처럼 사랑하는 마음은 ‘상대방’을 향해야 한다는 것이 참된 사랑이 지녀야 할 올바른 ‘방향성’이라면,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은 주님께서 보여주신 모범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 참된 사랑이 지녀야 할 올바른 ‘기준’입니다. 주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사랑하라고…. 이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주님의 삶 전체를 돌아보며 그분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되새기게 합니다.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하느님이기를 포기한 사랑, 조건과 한계를 두지 않으며 차별하지 않는 완전한 사랑, 한 번 사랑하신 이들을 ‘끝까지’ 사랑하시며 그 어떤 후회나 미련도 남기지 않는 온전한 사랑,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까지 내어주는 헌신적 사랑…. 주님의 사랑을 생각하면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내 방식만 고집하고 강요했던 사랑, 참 많이도 따져가며 내가 하고 싶을 때만 잠깐씩 드러냈던 사랑, 손과 발을 통해 전해지지 못 하고 마음과 입속에만 맴돌며 공허하게 흩어진 사랑…. 주님처럼 사랑할 수 있을지 점점 자신이 없어집니다.

우리는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올바른 방향과 기준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사랑한다면, 부족한 부분은 주님께서 채워주실 겁니다. 그 놀라운 ‘사랑의 신비’ 속에서 주님이 참으로 좋으신 분임이, 우리가 그런 분을 따르는 제자라는 것이 온 세상에 분명히 드러날 겁니다.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기도, 미사, 봉헌과 나눔을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돼야 합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내 안에, 이웃 형제자매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알아보고 사랑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또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위해 당신 자신을 희생하신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기념하며 그 사랑을 따라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봉헌과 나눔을 통해 주님의 크신 사랑과 자비가 내 안에만 고인 채 썩지 않고, 자유롭게 흘러 모든 이를 살리고 또 살맛 나게 합니다. 우리가 주님 사랑 안에서 참된 행복을 누리는 것이 고마우신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일입니다.





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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