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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빈 평화칼럼] 이젠 대통령의 시간이다

[서종빈 평화칼럼] 이젠 대통령의 시간이다

서종빈 대건 안드레아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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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0 발행 [1654호]



지난해 7월 예비후보 등록으로 막이 오른 제20대 대선이 240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 기간은 오롯이 ‘국민의 시간’이었다. 국민들은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쿠데타를 제외하고는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비정치인 출신 대통령에 대한 우려는 표심에도 반영됐다. 0.7% 포인트 차이. 초박빙의 승부였다. 유권자의 절반(47.83%)은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았다. 역대 최고급 비호감 대선의 결과였다.

이번 대선은 시대 과제와 미래 비전이 실종된 네거티브와 편 가르기 선거였다. 국민들은 비리와 의혹 폭로에 시달리며 진저리를 쳤다. 이념·지역·젠더·세대·계층 간 갈등과 분열, 혐오가 위험 수위로 치달았다. 그러나 대선 후보에 대한 비호감은 역설적으로 높은 정치 참여와 투표율로 나타났다. 최종 투표율 77.1%, 이틀간 시행된 사전 투표율은 36.9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국민으로서 소중한 의무이자 권리 행사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에 대한 강렬한 열망의 표출이었다.

애간장을 태우던 절묘한 민심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대통령 당선인에게는 독단과 오만해서는 안 된다는 경종이자 통합과 협치에 대한 준엄한 명령이다. 또한, 반성과 성찰 없는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언제라도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도 담겨있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구호는 ‘국민이 불러낸 윤석열’이었다. 그런데 절반은 윤 당선인을 거부했다. 다행히 윤 당선인은 당선 인사에서 “우리 앞에는 진보와 보수 그리고 영호남이 따로 없을 것”이라며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도 사전 투표 후 인터뷰에서 새 대통령에게 “국민들의 갈등을 봉합하고 치유하는 정치를 펴 달라”고 당부했다.

이젠 ‘대통령 당선인의 시간’이다. 취임하는 5월 10일까지 ‘국민의 시간’은 잠시 멈출 것이다. 국정 운영의 밑그림을 그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가동되는 50일은 온전히 당선인의 시간이다. 1987년 제13대 대통령 때 처음 시작된 대통령직 인수위는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인사 실패, 내부 갈등, 정책 혼선으로 삐걱거려 결국 국정 운영의 동력을 상실하는 실마리가 됐다. 그 대표적인 것이 코드와 수첩, 회전문 인사가 낳은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강부자(강남·부동산·부자),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 내각이었다.

지금 윤석열 당선인 앞에는 부동산 문제와 경제 불평등, 세대 갈등과 양극화, 청년 실업과 기후 위기 등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선거 기간 동안 제시했던 공약의 현실성을 꼼꼼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젠더 갈등을 부추겼던 일부 공약은 국민통합을 위해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또 ‘정권 교체’를 내세워 당선됐지만,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은 계속 이어가야 한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안보 정책은 장기적이고 다차원적으로 접근해서 국익 우선으로 나가야 한다. 아울러 절반의 지지를 받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공약 중에서도 현실에 맞고 실익이 있는 정책은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은 윤 당선인의 국민 통합과 협치의 진정성을 믿을 것이다.

대통령 임기 5년은 국민과 함께하는 시간이다. 대통령의 ‘이름값’을 높이기 위해 성과와 업적에만 욕심을 내는 시간이 아니다.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 인사 펼침막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이는 국민과의 약속이며 국정 운영의 목표이다. 윤 당선인은 제일 먼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절반의 국민에게 낮은 자세로 먼저 다가가 대화하고 타협해야 한다. 임기 5년 동안 국론 분열을 국민 통합으로 이끌 수만 있다면 윤석열 당선인은 헌정 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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