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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2022 행복의 열쇠, 평정심(최영일, 빈첸시오,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

[시사진단] 2022 행복의 열쇠, 평정심(최영일, 빈첸시오,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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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3 발행 [1647호]



새해는 시작부터 시끄럽고 번잡하다. 일단 다가오는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후보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주장한 인물 사망에 대한 야권의 미스터리 제기로 어수선한 상황에 몰리고,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는 진행 중이다. 야당 유력 후보는 배우자가 기자와 통화했다는 녹취가 공개되면서 또다시 무속에 의존하는 거 아니냐, 겉으로는 내조만 한다더니 캠프에 깊숙이 개입해 좌지우지하는 것 아니냐 논란에 빠져있다. 그래도 새해 들어 정책과 공약은 내고 있으니 네거티브냐 검증이냐 하는 진흙탕 싸움 속에서 우리 유권자들은 선택의 근거를 찾기 위한 합리적 노력을 아니 할 수도 없다. 3월 대선이 어떻게 끝나든 6월에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므로 여야 정치는 또 한판 전쟁의 소용돌이를 벌일 것이다.

이 와중에 북한은 새해 들어 벌써 네 번이나 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 당국을 비롯해 유엔을 필두로 한 국제사회는 우려하면서 이 북한발 도발 메시지를 해석하기에 분분한데 경제도 힘든 북한이 이렇게 돈 많이 드는 무력 도발을 할 것이 아니라 그냥 말로 메시지를 내면 서로 편하지 않을까 싶다.

광주에서 외벽이 무너져 내린 고층 신축 주상복합건물 공사장에서 실종된 여섯 명 중 아직 다섯 분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을 미디어로 보노라면 지난해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참사가 겹쳐지면서 마음이 먹먹하다. 지난해 통과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왜 먹통이란 말인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어언 3년 차에 접어들었다. 하필 설 명절과 함께 오미크론 변이의 우세종화가 겹치면서 좀 풀릴까 했던 일상회복도 다시 미뤄지는 상황이다.

벌써 시작하고 세 주째 지나가는 새해, 정치도 혼탁, 한반도 평화도 흔들, 재난재해는 여전, 하지만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 있기에 버티고 있다.

미세먼지 아니면 영하의 겨울 날씨 속에서도 햇살은 내리비추고, 한 끼 따뜻한 식사에 곁들이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의 대화 상대가 있고, 퇴근길 예전처럼 술집에는 잘 못 가도 집에서 소주, 막걸리 한 잔에 회포를 풀고, 얼굴 비빌 수 있는 가족이 있어 버티는 것이다.

때때로 1970, 80년대 어린 시절의 겨울을 회상한다. 석유파동이 와서 아버지를 따라 석유통을 들고 동네 주유소에 줄을 서서 시려 오는 발끝에 동동 구르고, 그때는 북한이 더 무서워 보였고, 사람들은 더 가난했다. 하지만 집 마당에 묻힌 김장독에 김치가 가득하고, 광에 연탄 100장, 200장 쌓여 있으면 겨울은 나겠구나 생각하며 석유 난로 앞에 모인 가족들은 행복했다.

그 시절에는 동네 어려운 이웃 돌아볼 줄 알았고, 일상의 음식이나마 나눌 줄 알았다. 골목 건너 앞집 태균이네서 김치 부침개가 오면 아랫목에 배 깔고 만화책 보던 아이는 날름날름 맛나게 먹고, 어머니는 접시를 정성껏 닦아 또 다른 음식을 담아 전하러 다녀오셨다. 지금 돌아보아도 영화제목처럼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의 추억이 풍부하게 남아 있는 기억들이다.

지금도 난세라고 한다. 세상 돌아가는 게 어지럽다고 한다. 이럴 때 더더욱 중요한 것이 내 마음속의 평정심이다. 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 연못이 있다. 누군가에겐 호수가 있고, 누군가에겐 바다가 있다. 풍랑이 일 때 “잠잠하라”고 말하면서 고요한 수면을 볼 힘이 우리 내면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올해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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