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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위주 본당 청년사목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단체 위주 본당 청년사목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동반서울 아현동본당 ‘귀가단’, 단체 활동 하지 않는 청년 신자 신앙생활 형태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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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9 발행 [1645호]
▲ 서울대교구 아현동본당 ‘귀가단’은 코로나19 상황과 단체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 신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2022년 사목교서에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강조한 가운데 본당 청년 사목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단체 위주로만 이뤄졌던 기존 사목에서 벗어나 신자 개개인과의 소통과 일체감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자는 움직임이다.

서울 아현동본당 보좌 김성진 신부가 비대면 형태의 청년 단체 ‘귀가단’을 설립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귀가단은 ‘특별한 활동 없이 미사 후 집으로 가는 청년 신자들의 단체’라는 의미다. 어느 단체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혼자 미사에 참여하며 신앙생활을 해오던 20~30대 신자들로 구성돼 있다.

설립한 지 3주가 지난 현재 단원은 6명이다. 이들은 저마다 이유로 단체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개인의 성향과 기호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신자나 사제에 의해 마음의 상처를 입고 냉담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귀가단은 특정한 목적과 활동을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 미사에 참여하고, 서로 축일을 축하하며, 가벼운 소통을 통해 함께 살아감을 확인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소속감을 다지는 일상적인 ‘삶의 형태’에 가깝다.

김 신부는 “청년 신자들이 기존의 신앙생활 형태를 존중받으면서 본당 신자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본당 내 중요한 정보에서 소외되는 일도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설립 취지를 밝혔다. 그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청년들의 탈종교화 현상 가속화와 단체 활동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청년 신자들의 고민도 녹아 있었다. 김 신부는 “미사에는 열심히 참여하지만, 개인 기호나 성향 때문에 단체 활동을 어려워하는 청년 신자들도 많다. 한 친구는 ‘술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저는 사실 본당 활동의 재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고백했다”며 “사목자로서 이들이 신앙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체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들은 목소리를 낼 창구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소통할 방법을 고민하던 김 신부에게 코로나19는 오히려 기회로 다가왔다.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오히려 온라인을 통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귀가단 입단 신청도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이용해 받고 있다. 본당 사무실에 찾아와 신청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길 청년 신자들에 대한 배려 차원이다.

김 신부가 귀가단 활동을 통해 꿈꾸는 미래는 모든 청년이 소외되는 일 없이 즐겁게 신앙생활을 하는 본당 공동체다. 그는 “성당이 단순히 청년들에게 봉사하고, 일하는 장소가 아니라 편안하게 쉬고 머무를 수 있는, 지역 공동체와 함께하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며 “귀가단 활동을 통해 긴 호흡을 하며 청년 신자들과 천천히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귀가단 활동을 통해 본당 공동체에 잘 적응한 단원들이 다른 형태로도 청년 활동을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며 “청년 신자들이 본당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다는 확신을 하고 신앙생활에 참여할 때, 진정으로 올바른 공동체로 거듭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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