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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청하고 소통하는 공동체를 꿈꾸며

[사설] 경청하고 소통하는 공동체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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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8 발행 [1639호]


한 사제와 평신도 박사가 ‘코로나 시대의 신앙생활과 가톨릭교회의 역할: 수원교구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 내용 중 사제들에게 어떤 리더십을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4.5%가 친절하고 신자들과 소통을 잘하는 사제’라고 응답을 했다.

특정 교구, 특정 본당의 3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자들은 사제들에게 개인의 비범한 능력이나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원하는 게 아니었다. 신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웃는 얼굴로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사제를 원하는 것이다.

어쩌다 이런 사제들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을까. 서울 혜화동에 있는 대신학교 초입에는 평신도가 바라는 사제상 15가지가 널찍한 바위에 큰 글씨로 새겨져 있다. 내용을 간략히 보면 ‘힘없고 약한 자를 돌보며 그들의 고통을 나누며 사회정의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 사제’, ‘겸손하며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그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제’, ‘본당 내 각종 단체를 만들고 사리에 맞지 않는 독선을 피우지 않으며 평신도와 함께 본당을 이끌어가는 사제’ 등이다. 사제들은 신학생 시절부터 신자들이 원하는 사제상을 마음에 깊이 새기며 사제 성소를 키워왔다.

처음부터 경청하지 않고 소통하지 않으며 친절하지 않은 사제는 없었을 것이다. 경청하지 않고 소통하지 않으며 친절하지 않은 공동체의 분위기가 사제와 신자들 사이에 마음의 벽을 쌓은 건 아닐까.

전례력으로 대림 제1주일, 새해가 밝았다. 아기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는 시기이며, 교구 시노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다. 교구 구성원 모두 함께 기도하고,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는 길을 모색할 때 신자들이 원하는 사제가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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