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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역사박물관에 펼쳐진 ‘러시아 이콘’의 세계

서소문 역사박물관에 펼쳐진 ‘러시아 이콘’의 세계

‘러시아 이콘: 어둠을 밝히는 빛’... 내년 2월 27일까지 80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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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8 발행 [1639호]
▲ ‘주님의 거룩한 변모’ (1680년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제공

▲ 성 바오로 사도 (15세기 후반).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제공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관장 원종현 신부)은 25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러시아 정교회 미술의 정수를 담은 ‘러시아 이콘 : 어둠을 밝히는 빛’을 연다. 이콘(Icon)은 상(像)을 뜻하는 그리스어 에이콘(eikon)에서 유래한 단어로, 그리스도와 성모ㆍ성인을 비롯해 성경 인물과 그 삶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그림이나 조각을 뜻한다.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성경 내용을 그림으로 익힐 수 있도록 제작됐다.

국내 최초로 열리는 대규모 이콘전인 이번 전시는 한국ㆍ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2020-2021 한국-러시아 상호 문화교류의 해’ 행사의 일환이다. 모스크바에 있는 사립박물관 ‘러시아 이콘박물관’에서 대여한 15~19세기 유물을 선보인다. 회화 57점ㆍ조각 9점ㆍ성물 14점 등 모두 80점이다.

전시는 △러시아 이콘의 전개 양상 △성인과 관련된 일화를 표현한 이콘 △성화벽과 지성소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러시아 이콘의 역사는 키예프 공국을 통치하는 대공 블라디미르 1세가 998년 동로마 제국으로부터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초기에 비잔틴(동로마) 양식을 엄격히 따랐던 러시아 이콘은 15~16세기 황금기를 거치면서 고유한 양식을 갖추게 됐다. 금욕적이고 엄숙한 느낌을 주는 비잔틴 양식과 달리 러시아 이콘은 밝은 색채와 사색적인 인물 표정 등을 통해 화려하지만, 관조적인 분위기를 띈다. 또한, 러시아 이콘은 모스크바와 노브고로드 등 각 지역 특수성을 드러내는 양식으로 발전해 나갔다. 17세기 들어 러시아 이콘은 전환기를 맞는다. 왕조가 바뀜과 동시에 종교 개혁으로 인해 서유럽에서 많은 이주민이 유입된 까닭이다. 서구 화법이 도입되고, 종교관이 변하면서 개인적인 심적 체험을 반영한 이콘이 등장했다. 더불어 목조 이콘도 제작되기 시작했다. 개성과 감성을 존중하는 계몽주의 사상이 널리 퍼진 18~19세기는 러시아 이콘이 대중화된 시기였다. 당대 ‘러시아에 이콘이 없는 곳은 없다’고 할 정도로 가정을 비롯한 모든 곳에 보급됐다. 아울러 이콘 제작에 있어 다양한 사조가 공존했으며, 수호성인을 묘사한 작품이 유행했다. 특히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와 미라의 성 니콜라오ㆍ성녀 파라스케베가 많이 등장했다.

성화벽은 이콘으로 장식된 벽으로, 신자들이 모이는 회중석과 성직자가 전례를 집전하는 지성소를 분리하는 칸막이 역할을 한다. 정교회 성당이 가진 구조적인 특징 중 하나다. 성화벽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사람이 되신 하느님 그리스도를 그림으로 묘사함으로써 신자들에게 구원 역사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 개막식은 25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지하 3층 콘솔레이션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염수정 추기경과 신임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니콜라이 자도르즈니 러시아 이콘박물관장 등이 참석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장 원종현 신부는 “서방 교회와는 다른 동방 교회 특성을 보여주는 러시아 정교회 이콘을 통해 하나였던 초기 교회의 전통을 확인할 소중한 기회를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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