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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중국-대만 관계 정립의 묘수 찾을까

바티칸, 중국-대만 관계 정립의 묘수 찾을까

유럽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외교 유지... 중국과의 갈등도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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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8 발행 [1639호]

▲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9년 2월 바티칸을 방문한 대만 타이페이의 성 로버트 벨라미네 신학원 신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CNS】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화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서만큼은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지 않으면 대화나 협상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 정부가 대륙 본토는 물론 대만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것이다. 중국이 대만과의 외교관계 단절을 수교 조건으로 제시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대부분 국가는 대만을 주권국으로 인정하지 않은 채 ‘반쪽’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바티칸은 여전히 중국-대만 관계 정립의 묘수를 찾고 있다. 바티칸은 현재 유럽에서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국가(City State)다.
 

대만에도 성당 400여 개와 가톨릭 신자 23만여 명이 있다.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다른 국가들이야 그럴 수 있다지만 바티칸으로선 중국의 단교 요구를 선뜻 받아들일 수 없다. 대만 문제는 바티칸과 중국이 외교 정상화로 가는 길에 놓인 여러 장애물 중 하나다.
 

바티칸과 중국의 외교 관계 수립을 위한 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양측은 앞서 2018년 9월 오랜 대화와 협상 끝에 잠정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측의 공동 승인 하에’ 주교를 임명하기로 합의한 것은 분명하다.  
 

양측은 1986년 대화를 시작한 이래 주교 임명권을 놓고 적잖이 갈등을 겪어왔다. 중국 정부는 교황의 고유 권한인 주교 임명권을 ‘외세의 개입’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단독으로 주교를 임명하면 교황청이 승인하지 않고, 교황이 임명하면 정부가 반발하는 갈등이 되풀이돼왔다. 교황청은 잠정합의문 발표 직후 “이번 합의는 한 과정의 완결이 아니라 사실상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덕분에 지난 3년 간 주교 임명 때문에 마찰을 빚은 적은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잠정 합의는 “장시간의 사려 깊은 제도적 의사소통의 결과”라며 “추가적인 접촉을 통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실질적으로 종교 자유의 기쁨을 누리는 데 필요한 자리를 만들 수 있길 희망한다”(2019년 1월 교황청 주재 외교단 초청 신년 연설)고 말한 바 있다.
 

대만은 잠정 합의문이 나온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 초청 의사를 두어 차례 밝혔다. 천젠런(陳建仁) 부총통은 2018년 10월 바오로 6세 교황 시성식 참석차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을 공식 초청했다고 언론에 알렸다. 바티칸과 중국 본토의 관계 개선을 의식해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황청은 “계획이 없다”며 사양했다.
 

교황의 말대로 교황청과 중국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 교황청의 영향력 범위, 선교사목 활동 제한, 공산당 이념과 가톨릭 사회교리의 충돌, 공식교회와 지하교회 간의 갈등 봉합 등 조율하고 합의해야 할 문제가 수두룩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외교 관계 정상화와 중국 방문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하지만 중국인 특유의 ‘만만디(慢慢地)’ 태도 못지 않게 서두르지 않는다. 2017년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사목 순방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중국과의 대화는 “한 번에 한 단계씩, 지금처럼, 섬세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천천히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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