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성 김대건 희년 폐막]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

[성 김대건 희년 폐막]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

- 이해인 수녀 (클라우디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Home > 교구종합 > 일반기사
2021.11.21 발행 [1638호]


200년 전 당신이 태어나신
이 땅에 오늘은 기도처럼 조용히
가을비가 내립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만 25년을 머물다 떠난 당신
첫사제로 서품되어 순교할 때까지
눈물과 고통의 시간을 살아야 했던
한국 최초의 사제인 당신
사랑한다는 말도 존경한다는 말도
당신 앞엔 너무 가볍기만 하네요

2021년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의 인물로 빛나는 당신
탄생 200주년 기념우표 속에
십자가를 들고 은은히 미소 짓는
당신의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존재 자체로 한 편의 거룩한 시가 되신
당신 앞에 새삼 무슨 말이 필요할지
그저 막막하고 무력할 뿐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힘들 땐
손수 쓰신 편지를 읽습니다


-이런 황망한 시절을 당하여
마음을 늦추지 말고 도리어 힘을 다하고
역량을 더하여 마치 용맹한 군사가 병기를 갖추고
전장(戰場)에 있음같이 하여
싸워 이길지어다-

당신의 편지는 오랜 세월 지나도
생생하게 빛나는 진리의
목소리로 살아옵니다
요즘의 우리에게 필요한 이 말씀을 새기며
일상의 싸움터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눈물 어린 눈을 들어 하늘을 봅니다
박해의 칼 아래 무참히 쓰러진
당신의 그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며
오늘은 조금 울어도 되는지요?
피 묻은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작은 기도가 되겠는지요?
박해가 없는 시기를
마음 놓고 편히 살면서도
신앙의 뿌리가 튼튼하지 못하고
자주 흔들리는 이 땅의 우리를
가엾이 여겨주십시오, 신부님
가장 가까운 이들조차
제대로 사랑하지 못해
답답하고 괴롭기 그지없는 우리를
용서해 주십시오, 신부님
이웃 위해 목숨 바칠 준비가 되지 못한
우매하고 나약한 우리들이
당신의 편지를 다시 읽으며
새 힘과 용기를 얻도록 도와주십시오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서도
상처받고 피 흘리며 목숨 바칠 수 있는
무명의 순교자가 될 수 있도록
전구하여 주시길 청하면서
겸손되이 사랑을 고백합니다


-저는 그리스도의 힘을 믿습니다
-비록 여러분의 몸은 여럿이나
마음으로는 한 사람이 되어
사랑을 잊지 말고 서로 참아 돌보고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우애를 잊지 말고 도우면서
부디 삼가고 극진히 조심하여
주님의 영광을 위하고 조심을 배로 더하고 더해갑시다
-마음으로 사랑해서 잊지 못한 여러분
여러분의 영혼을 위한
큰일을 경영하십시오-

200년이 지났어도 20대의 청춘으로 살아와
사랑의 길로 모든 이를 초대하는
우리의 첫 사제 첫 영웅
신앙의 큰 스승이며 늘 푸른 큰 애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이시어
이제와 영원히 찬미받으소서
우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우리도 마침내 당신을 닮은
성인되게 해 주소서. 아멘!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
오늘의 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