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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셀프봉쇄 북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나라(임을출, 베드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시사진단] 셀프봉쇄 북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나라(임을출, 베드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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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1 발행 [1638호]



북한은 2020년 2월 코로나19가 나타나자마자 국경을 봉쇄하였다. 그리고 2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역사상 전례가 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북한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북한 경제의 생명선으로 평가되었던 북·중 교역은 올해 역대 최저 규모인 2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교역은 엄격한 방역지침 아래 대부분 선박을 통해 해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봉쇄조치로 인해 인적 왕래는 대부분 중단되었다. 국정원은 지난 10월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감에서 북한 내 필수 약품 품귀 현상이 발생해 소독약 부족으로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열악한 사정은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그는 7월에 열린 전국노병대회 연설에서 “사상 초유의 세계적인 보건 위기와 장기적인 봉쇄로 인한 곤란과 애로는 전쟁 상황에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라고 토로했다. 건국 이래 가장 준엄한 시기라고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봉쇄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먹는 문제 해결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쓴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국회 보고에 따르면 그는 “살얼음을 걷는 심정”이라면서 “낱알 한 톨까지 확보하라. 밥 먹는 사람은 모두 농촌지원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 전군 전민 총동원 체제에 돌입해 예년보다 이른 10월 20일쯤 벼 추수를 완료했다. 다행히 금년도 전체 식량 작황은 일조시간 증가로 작년 수준을 상회할 거라고 한다. 간신히 한숨을 돌릴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이처럼 오늘날 김정은 정권에게 엄청난 도전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지구 상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는 두 나라 가운데 하나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2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국가는 북한과 에리트레아뿐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백신 접종을 하루빨리 시작하고 그 비율을 높이지 않는 한 코로나 확산을 억제할 수 없고, 따라서 앞으로도 상당 기간 봉쇄를 완화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내부의 민생고와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조만간 북·중 육로를 열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백신 접종조차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설프게 국경을 열어 물자 및 인적 왕래를 허용할 경우 코로나19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을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나라들은 단계적 일상회복 즉 ‘위드 코로나’로 가고 있지만 북한은 비상방역 고삐를 조금도 늦추지 않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북한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초조해 하는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국경봉쇄를 정당화하고 있다. “완전 봉쇄한 현재의 상황은 자체의 힘과 기술, 자기의 원료, 자재에 의거하여 우리의 내부적 힘과 발전 동력을 최대로 증대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노동신문, 2020년 10월 17일) “없어도 살 수 있는 물자 때문에 국경 밖을 넘보다가 자식들을 죽이겠는가 아니면 버티어 견디면서 자식들을 살리겠는가 하는 운명적인 선택 앞에 서 있다.”(노동신문, 2020년 11월 19일) 한마디로 지금이 북한 내부에 만연해 있는 수입 의존성을 줄이고 자립성, 즉 내부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간주한다. 물론 김정은 정권의 이런 노림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단언하기 쉽지 않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이전에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북한을 상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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