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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수술 후 건강 ‘이상 무’… “사임 고려한 적 없어”

교황, 수술 후 건강 ‘이상 무’… “사임 고려한 적 없어”

교황, 스페인 라디오 채널과 인터뷰... 결장 협착증 수술 후 사임설 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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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2 발행 [1629호]
▲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 스페인 라디오 매체와의 90분간 인터뷰에서 건강을 비롯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7월 받은 결장 협착증 수술로 33㎝에 이르는 대장을 절제했지만, 이젠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섭취하며 완전히 평범한 나날을 지내고 있다고 안부를 전했다.

교황은 1일 스페인의 종합 라디오 채널 COPE와 가진 90분간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탈리아 일부 언론을 통해 떠돌던 건강 이상으로 인한 사임설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런 이야기가 있고 나서 한참 뒤에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 교황의 건강이 편치 않을 때마다 항상 ‘콘클라베 허리케인’이 몰아치지 않느냐”고 유머로 받아쳤다. 이어 “사임에 대해선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제 말에 대해 왜곡된 해석이 나올 때 침묵을 지키는 편”이라며 “명확히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나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교황은 국제사회와 교회 안팎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답했다. 교황은 우선 교황청 개혁이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이를 위한 교황청 추기경단의 협의도 실천으로 잘 옮겨지고 있다고 했다. 교황은 즉위 이후부터 오랜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탈중앙화와 새로운 선교 역량 발휘, 평신도 참여 확대, 투명한 운영을 지향하는 꾸리아 개혁을 단행해오고 있다. 교황은 “교황청이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조직도만을 숭배하는 기능주의에서 탈피하고, 조직의 실제 가치를 중시하고자 한다”면서 “더 많은 평신도가 교황청 내의 대표를 맡길 바란다”고 말했다.

낙태와 노인문제에 대한 교회 입장도 분명히 했다. 교황은 “최근 스페인에서 통과된 안락사 합법화는 그야말로 현대 사회에 스며든 ‘버려진 문화’의 상징”이라며 “노인들은 사회에서 성가신 존재로 일회용품처럼 전락하고, 이 같은 ‘버려진 문화’가 우리 사회를 특징짓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은 이어 “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 3주째면 산모가 임신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이미 태아의 장기들은 윤곽이 잡히고, DNA까지 갖춘다는데, 이는 삶의 시작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 생명을 없애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이를 위해 낙태 가담자를 고용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지 반드시 되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아프가니스탄이 직면한 상황에 대해선 “전쟁의 세상에서 교회는 그들을 위한 특별한 기도와 참회, 단식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은 대화하기 쉬운 상대가 아니지만, 소통하는 것을 포기해선 안 된다”면서 “설령 대화하는 과정에서 기만 당하거나 실수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대화가 유일한 방법이기에 마음의 문을 닫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라틴어 미사를 제한하는 자의 교서를 발표한 데 대해서는 “과거 전례에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을 사목적으로 돕기 위해 행해진 일이 점차 이데올로기로 변질될 우려가 많았다”면서 “내용을 잘 보면 사목적 보살핌을 위한 건설적인 변화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오는 11월 스코틀랜드에서 각국 정부와 전문가들이 지구촌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하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 여부를 묻자, “원칙적으론 제가 가는 것으로 진행 중이다. 제 연설은 이미 준비돼 있고, 계획상으론 참석하는 것”이라고 했다. 교황청은 교황의 참석 여부를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진행자가 스페인 사목 방문을 조심스레 요청하자 “제가 선택해온 유럽의 사목 방문지는 모두 작은 나라들이었다”면서 “다음 방문지로 키프로스와 그리스, 몰타를 고려하는 것도 모두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고향 아르헨티나에 대한 그리움을 묻는 말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가을에 10m 앞을 가리는 안개 낀 날이 떠오르지만, 로마에도 안개 낀 날은 있다”면서 “성당과 성당을 걸어 다니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이런 향수를 우울하게 만들진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어떤 교황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교황은 짧게 답했다. “저는 그저 착한 일을 하려는 죄인입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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