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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김대건 탄일 축하 메시지" <전문>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김대건 탄일 축하 메시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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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6호]

+ 찬미 예수님,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유네스코는 지난
2019년 총회에서 2021년에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2021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했습니다.
 

유네스코가 김대건 신부님을 세계 기념 인물로 선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신부님의 평등과 인간애 정신입니다. 철저한 신분 사회 속에서도 늘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하고, 마카오에 있는 선교 단체에 조선 아이들의 천연두 예방법을 전해 달라 요청하였으며, 박해로 목숨을 잃은 신자들이 후대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꼼꼼히 기록한 일 등, 언제나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했던 김대건의 삶을 유네스코는 높이 평가했습니다.
 

김대건 신부님께서 세대를 뛰어넘어 오늘의 우리에게도 보여주시는 뛰어난 성덕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이 중 몇 가지를 오늘 되짚어 보겠습니다.
 

첫째, 김대건 신부님은 불확실함 속에서도 끊임없이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젊은이들에게 모범이 됩니다. 신부님께서는 조선이라는 좁은 세계를 떠나 동서양의 문화가 섞여 있던 마카오에서 다양한 학문과 문화를 배우고 하느님께서 주신 자신의 잠재능력을 펼쳤습니다. 신부님은 각국 대표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유창한 솜씨로 통역을 해내며, 항해 경험과 지리학 자료를 바탕으로 조선의 지도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항상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용기 있게 더 넓은 세계를 향해 전진한 김대건 신부님의 모습은 세속의 혼란 속에서 용기를 잃고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힘을 북돋아 준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김대건 신부님은 시대의 선각자였습니다. 김 신부님은 봉건적인 조선의 사회가 근대화와 현대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데 정신적 토대를 제공한 분입니다. 특히 사회의 약자들 편에 서서 인간의 평등과 존엄성 등을 널리 계몽하였던 점은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당시 조선 사회에서 신분의 평등을 외치는 것은 사회를 유지하던 반상의 질서를 뿌리째 흔들어 국가 근간을 무너뜨리는 반역의 행위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신부님은 천주의 사랑으로 창조된 모든 피조물이 평등하다는 기쁜 소식을 온갖 위험을 무릅쓰며 용기 있게 외쳤습니다. 이런 김대건 신부님의 모습은 특히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이 아직도 짓밟히고 있는 세계의 모든 변방 지역을 바라보도록 오늘도 우리를 재촉하고 있습니다.
 

셋째, 김대건 신부님은 효성 지극한 자녀였습니다. 신부님은 하느님의 계명 가운데서 특히 부모님에 대한 효성을 마음 깊이 간직하였습니다. 신부님은 순교하기 전에 십자가상 예수님께서 그러하셨듯이 자식을 잃고 홀로 남겨질 모친을 향한 애틋함으로 당신 모친을 보호해주도록 주교님과 벗들에게 간곡히 부탁하였습니다. 기도와 사랑으로 품어 길러주신 부모님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입니다.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하는 이가 하느님의 사랑을 알고 감사하게 될 것이며, 자신이 받은 사랑으로 아프고 상처받은 이들을 보듬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 자식 사이에도 흉흉한 일들이 만연한 오늘날, 하느님의 자녀이며 동시에 하느님의 선물인 자녀들을 키우는 우리는 성인께서 보여주신 효성 어린 모습을 통해 부모 자식의 관계를 다시 한번 돌아봐야겠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26세의 짧은 인생을 통해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민족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그분의 순교적인 삶은 우리 모든 신앙인의 귀감입니다.
 

신부님은 사형 집행 전 마지막으로 이렇게 설교하셨습니다.
 

나의 마지막 때가 왔습니다. 나는 천주님을 위해 죽습니다. 영원한 생명이 시작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죽은 후 행복을 찾으려면 천주님을 믿으십시오
 

그러고 나서 곧 처형을 당할 때, 신부님은 자 이렇게 하면 나의 목을 쉽게 자르겠느냐?”라고 말씀하시며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았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그분의 기백과 용기는 지켜보고 있던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많은 이들은 신부님께서 굳은 믿음으로 지켜낸 천주님의 가르침, 곧 진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을 것입니다.


김대건 신부님이 목숨을 바쳐 증언한 신앙은 수많은 세월을 거쳐 오늘날 우리의 핏줄에도 흐르고 있습니다
. 하느님의 은총으로 영광스러운 순교의 관을 얻으신 우리 조상들, 그중에서도 최초의 한국인 사제이며 순교자이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기념하는 올해, 우리는 신부님께서 남겨주신 순교자의 영적 유산을 기리며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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