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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코로나19 경제난으로 반정부 시위 확산

쿠바, 코로나19 경제난으로 반정부 시위 확산

방역 실패와 민생 대책 부제로 국민 분노… 현지 주교들 쿠바 민주화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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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5 발행 [1623호]


쿠바 민심이 심상치 않다. 11일 쿠바 수도 아바나 등지에서 시민에 의해 촉발된 시위는 일주일 넘게 이어지며 이른바 ‘쿠바 사태’로 번지는 양상이다.

“대통령은 퇴진하라!” “우리는 자유를 수호한다!” 쿠바 국민들은 ‘SOS CUBA’가 적힌 피켓과 국기를 휘날리며 연일 거리를 메우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60년 공산국가 쿠바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것은 27년 만이다. 코로나19 상황 속에 최악으로 치닫는 경제난과 공산주의 체제에 환멸을 느껴온 국민들이 모두 집 밖으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쿠바에선 현재 생필품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정부는 이렇다 할 민생 대책을 전혀 내놓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쿠바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11%를 나타내며 1993년 소련 붕괴 후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사탕수수 흉작과 관광 수입 급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런 와중에 백신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14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도 6000명대에 이르는 등 방역난도 대규모 소요사태를 불러일으킨 원인이 됐다. 경찰의 폭력 진압에 시위대가 맞서며 크고 작은 유혈상황까지 낳고 있다.

이런 와중에 쿠바 교회의 한 사제가 시위대 속에 있다가 경찰에 체포돼 구타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호세 알바레즈 테베사 신부는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개인 SNS를 통해 “시위대 동행 중 대립을 피하려다가 야구 방망이로 맞는 피해를 입었다”며 “쿠바인들이 평화와 자유의 길, 정의를 찾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앞마당’으로 여겨지는 쿠바가 어지러워진 데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보편적 권리를 주장하는 쿠바 국민을 굳건히 지지한다”며 “쿠바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시도나 폭력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단지 시민들의 선전 선동이 불만을 조장할 뿐이라며 도리어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 내 쿠바 출신 미국인 주교들은 13일 성명을 내고 “쿠바 국민이 갈망하는 것은 먹을 빵과 진정한 자유”라며 “국제사회와 모든 자선단체가 고통받는 쿠바 국민들, 특히 병들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인도주의적인 협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대교구 넬슨 페레스 보좌주교 등 주교 4명은 “탄압의 공포를 떨쳐내고, 진정한 연대를 드러내며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인 쿠바 국민의 권리와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쿠바 주교회의도 12일 성명을 통해 “쿠바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동안 시민들은 그들이 지닌 희망을 공개적으로 표현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며 “대립이 아닌, 대화와 협의로 해결에 도달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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