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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22)와인 패밀리

[영화의 향기 with CaFF] (122)와인 패밀리

마음이 원하는 걸 따르는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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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8 발행 [1622호]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도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이탈리아 작은 시골 마을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던 마크는 학구열이 높은 엄마 손에 이끌려 미국으로 건너가 변호사가 된다. 결혼 후 아내를 따라 캐나다로 건너가게 되고, 친구에 의해 자동차 회사 CEO가 된다. 자신이 진짜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는 보았을까? 그는 주어진 현실에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살고 있다.

어느 날 마크는 친구와의 약속을 생각하며 최대한 그린 정책을 펼치려 하지만 이익이 우선인 이사회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신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표를 던진 마크는 35년 만에 고향 아체렌자로 돌아온다.

할 일이 없는 마크는 마을 골목을 돌며, 옹기종기 모여 노는 사람들과 아이들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친구 따라 미사도 가고, 아코디언에 맞추어 춤도 춘다. 일에 취해 달려오며 소원해진 부인과 딸의 영상이 겹쳐온다.

이른 아침, 할아버지가 남긴 포도밭을 돌아보던 마크는 나무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년의 남자를 만난다. 그는 할아버지에게 배운 지혜를 즐기며 포도밭이 무성한 풀밭이 되지 않도록 돌보고 있었다. 마크는 농장을 되살려 와인을 만들 결심을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반대에 부딪힌다.

지혜롭게 삶을 즐길 줄 알았던 할아버지는 “이 세상 이치에 맞추려고 이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니?”라며 인생에서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을 알려주곤 했었다. 마크는 할아버지의 손짓과 포도나무들의 속삭임, 자기 내면에서 올라오는 소리를 들으며 도전한다.

아체렌자에 하나 남은 이 포도밭은 그의 꿈이기도 하지만 일자리가 없는 마을 사람들의 희망이기도 했다. 자신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와인을 제조하려는 그의 열정은 더욱 커진다.

퇴직금을 전부 털어 무언가 시작한 것을 알게 된 부인과 딸이 마크의 계획을 무산시키려고 도착하지만, 달라진 마크의 모습과 아름다운 풍광은 그들 안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좋은 일은 사람들 안에 선한 자기 몫을 발견하도록 돕고, 자신의 가치와 기쁨도 살려낸다.

이야기도 탄탄하고, 장면에 스며있는 재치도 즐겁다. 시네마 천국의 토토, 줄리엣 비노쉬의 초콜릿이 연상되어 정겹고, 조각들의 윙크와 말하는 잎사귀들, 과거와 현재의 연결이 판타지 같다.

집회서에서 여유가 없으면 지식이 지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영화는 아주 열심히 사느라고 어디로 가는지 잊고 있는 우리에게 멈추어서서 마음이 원하는 소리를 들으라고 초대한다.

7월 15일 극장 개봉



손옥경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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