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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철학·신앙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되죠”

“삶과 철학·신앙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되죠”

철학 에세이 「사랑하는…」 펴낸 홍승식 신부현대 철학자 18인 삶과 사상, 성경 구절 접목 다양한 사상 통해 삶 돌아보는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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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1 발행 [1608호]




사랑하는 사람을 찾듯

사랑하는 일을 찾아라

홍승식 지음 / 철학과현실사



“지금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때이지요. 철학 에세이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위로와 격려가 되는 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밤바다의 등대처럼 어둠 속에서 빛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40년 동안 철학을 공부하고 가르쳐온 철학 박사 홍승식(수원교구 원로사목자) 신부가 철학 에세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듯 사랑하는 일을 찾아라」(철학과 현실사)를 펴냈다. 현대철학으로 1987년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가 평생 철학도로서 만났던 현대철학자 18명의 삶과 사상을 성경 구절과 함께 길어올린 책이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몸의 늙음과 쇠락을 경험하며, 가톨릭 사제로서 체험하고 깨달은 삶의 편린들을 모아보자는 충동에 순응한 결과물이다. 삶과 철학, 지성과 영성을 한데 융합한 철학 에세이다. 책을 집필하는 데에만 6, 7년이 걸렸다.

“생의 바다 곳곳에 가라앉아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여러 조각의 삶을 ‘철학’과 ‘성경’이라는 체에 걸러 끌어올렸습니다. 많은 철학자의 삶과 사상은 그들의 것이기도 하지만, 공부하고 이해하는 관점에서 제 것이 되었죠. 그들의 몸짓과 눈빛, 음성을 헤아려보고 싶었습니다.”

이들의 삶과 사상은 환희와 희열을 가져다주었지만 때론 그에게 고뇌와 번민도 안겼다.

“교과서적인 이야기이지만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인간은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지요. 다양한 사상을 지닌 철학자들이 지향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됩니다.”

책에는 프랑스 대철학자이자 근세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카르트(1596∼1650)를 시작으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타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타자의 철학을 중시한 레비나스(1906∼1995)를 비롯해 유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인 블롱델(1861~1949)과 마르셀(1889~1973) 등 현대철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홍 신부는 철학자들의 긍정적인 개념과 사상을 성경 구절과 연결하는 데 주력했다. 장마다 철학자의 사상에 따른 삶의 경험과 일화들은 삶과 철학, 신앙이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음을 알려준다.

홍 신부는 “철학자들의 사상은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그것을 통해 우리 삶을 조명해볼 수 있다”며 “다양한 사상들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작업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홍 신부의 마음을 가장 많이 매료시킨 철학자는 이탈리아의 현대철학자 크로체(1866~1952)와 스페인이 배출한 철학자 오르테가(1883∼1955)다.

“크로체가 그리스도교적이라기보다 감성과 표현력,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오르테가는 삶은 곧 형이상학이며, 형이상학은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고 봤습니다. 형이상학은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것에 속속이 녹아있어요. 그의 말대로 형이상학은 삶 가운데서 창조하는 그 무엇입니다. 삶을 떠나서 그 의미를 말할 수 없는 무엇이죠.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특징은 창조와 방향성에 있습니다.”

홍 신부는 “철학을 공부한 것이 사제의 삶에서 이탈하지 않고, 신앙의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게 한 중요한 일이었다”면서 “철학을 통해 신학을 바로 보고, 철학을 통해 신학이라는 학문을 굳건하게 할 수 있는 도구가 됐다”고 밝혔다.

책 제목 ‘사랑하는 사람을 찾듯 사랑하는 일을 찾아라’는 스티브 잡스가 남긴 유언 중 하나다. 데카르트의 근원적 철학 정신의 바탕이 수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었듯, 데카르트의 그 열정을 신앙인의 삶에도 적용해보자는 것이다. 신앙은 하느님 말씀에 대한 현실적 실천이며 동시에 힘을 다해 그분을 사랑하는 것이므로.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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