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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2년… 34주 신생아 죽여도 “낙태 무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2년… 34주 신생아 죽여도 “낙태 무죄”

국회 직무유기로 낙태법 공백 상태… ‘먹는 낙태약’ 판매도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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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1 발행 [1608호]
▲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DB


2년 전인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 이후 생명 운동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낙태 약물 미프진의 보건소 구비가 서울시장 선거 공약으로 등장하는 등 낙태죄 실효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7일 끝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는 서울 시내 25개 보건소에 사후 피임약, 임신 중지 의약품인 ‘미프진’을 상시 구비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임신 중지를 원하는 여성들의 의료적 접근권을 늘리고 안정적인 임신 중지를 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선 3월 2일, 현대약품은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경구용 임신 중단 약물, 즉, ‘먹는 낙태약’으로 불리는 ‘미프진’의 국내 판권 및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프진을 복용하면 수술 없이 임신을 중단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대약품이 제출한 안전성ㆍ유효성 자료를 사전검토 중으로 현대약품이 허가 신청서를 내면 최대한 빠르게 심사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미국ㆍ프랑스 등 70여 개 나라에서 미프진 처방을 합법화한 상태다.

현대약품과 정부의 움직임으로 볼 때 빠르면 상반기 중에 미프진 도입 여부가 결정 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법 개정과 처방 주체를 산부인과 의사로 한정할 것인지, 의료보험 적용 등 사전에 해결이 필요한 쟁점이 있어 실제 판매까지는 다소 시일이 필요하다. 하지만 낙태죄가 실효된 상태에서 미프진 판매 허가로 우리 사회에 낙태 약물에 의한 여성의 임신중절이 빠르게 확산될 것은 확실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실효된 형법 낙태죄는 아무런 보완 장치도 없이 한국 법체계에서 서서히 뿌리가 뽑히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월 25일 낙태수술 중 34주차 아이가 산 채로 태어나자 물이 담긴 양동이에 넣어 사망하게 한 의사에게 살인과 사체손괴죄를 적용해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낙태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쟁점은 의사에게 ‘업무상촉탁낙태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였다.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형법 269조 1항 ‘자기낙태죄’와 270조 1항 ‘의사 등의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국회에 대해 2020년 12월 31일까지 모자보건법상 허용 사유 외에 ‘사회경제적 사유’를 포함해 정해진 상담 절차를 거치면 낙태를 허용하는 보완책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국회가 관련법을 개정하지 않으면서 낙태죄는 실효됐다. 대법원은 이같은 상황 변화를 반영해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 그 조항은 소급해 효력을 상실하므로 법원은 해당 조항이 적용돼 공소가 제기된 피고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낙태죄 보완 입법을 통해 생명을 지키려는 교회 및 생명운동단체, 일부 국회의원들의 노력은 정치권, 특히 여권의 철저한 외면을 받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3월 15일 제1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었지만 형법 낙태죄 개정안은 여당 의원들의 반대로 법안 심사소위에 상정조차 못했다. 법을 개정하려면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지만 첫 문턱도 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형법 개정안을 낸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헌재 결정 2주년을 맞아 더 이상의 입법 공백을 방치하는 것은 입법부의 직무유기”라며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태아를 보호하는 생명 입법을 위해 입법부가 합당한 책무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해진 의원도 “올해 1월 1일부터 낙태죄가 비범죄화된 대한민국은 관련 법률이 없는 입법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가는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낙태를 합법화하는 것은 살인을 합법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박정우 신부는 “올해 4월 11일은 2019년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 행위를 처벌하는 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2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국회가 아무런 입법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형법의 ‘자기낙태죄’와 ‘의사 낙태죄’는 효력을 상실했고, 지금은 어떤 시기의 낙태도 처벌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의 낙태 합법화 조치는 생명경시와 이기적인 개인의 편의를 우선시하는 현 세태의 반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께 우리 사회가 하늘과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회복하고 생명 존중 문화를 향해 좀 더 나아가도록 이끌어주기를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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