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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수녀복, 치유를 위한 기도 방석·베개로 탄생

낡은 수녀복, 치유를 위한 기도 방석·베개로 탄생

오더오브몰타코리아 박용만 회장 기획, 수녀복 20벌 기증받아 깁고 때운 모습 그대로 제작… 13일까지 명동 요갤러리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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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1 발행 [1608호]



곳곳이 깁고 때우고 누빈 자국투성이다. 단순히 낡고 해진 옷처럼 보이지만 이 옷에는 수녀들의 정결과 청빈, 순명과 헌신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수녀복이 누군가의 기도와 치유를 위한 기도 방석과 베개로 부활했다.

서울 명동 1898 광장에는 ‘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오더오브몰타코리아 박용만(실바노) 회장이 기획했다. 2019년 11월 첫 전시, 2020년 4월 앙코르 전으로 감동을 전했던 ‘구르마, 십자가가 되다’전에 이은 두 번째 신앙 프로젝트다. 전시회 작품은 그늘 속 아이들을 기도와 사랑으로 키우는 마리아수녀회 수녀들의 회색 수녀복과 쪽방촌과 홀몸노인 밥 봉사로 헌신하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의 검정 수녀복으로 만들었다. 2020년 5월 전시회를 기획한 박용만 회장은 11월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의 낡은 수녀복 10벌, 2021년 1월에는 마리아수녀회의 낡은 수녀복 10벌을 기증받았다.

박용만 회장은 두 수녀회와 인연이 깊다. 두 수녀회와 함께 봉사하며 얻은 값진 인연이다. 그는 “수녀님들과 같이 일하면서 그분들의 삶이 하느님 말씀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면 그 삶이 의미 있고 축복받은 삶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통 사람의 눈으로 보면 참 쉽지 않은 삶이다. 그게 늘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녀복은 깁고 때우고 누빈, 낡고 해진 모습을 그대로 기도 방석과 베개로 만들었다. 방석과 베개에는 숫자가 붙어 있는데 이는 종신서원 후 평생을 지니고 살아가는 수도자의 번호를 의미한다. 특별히 이번 전시회에는 2019년 선종한 마리아수녀회 故 김옥순 미카엘라 원장 수녀의 생전 마지막 수도복도 만나볼 수 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가난한 이웃을 섬기다 간 김 수녀의 일생의 흔적이자 오늘도 기도와 헌신으로 그늘 속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는 모든 수녀의 옷, 모든 수녀의 삶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수녀님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기도와 헌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생을 기도하신 수녀님들이 곁에서 같이 기도를 해주신다는 의미로 기도 방석을 만들었고, 베개는 평생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신 수녀님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의 손길이 치유의 손길로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제작한 김영진 한복 디자이너는 “수녀복에 수녀님들의 삶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들어있다”고 말했다.

박용만 회장은 해마다 사순 시기가 되면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그는 “주변에서 왜 이런 프로젝트를 하느냐고 물어보는데 이는 제가 선교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프로젝트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가톨릭에 가까이 다가오는 계기가 된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어 “수녀님들께 여쭤볼 때마다 저는 하느님께 바친 일생이라고 환하게 웃으면서 말씀하시는데 왜 어려움이 없으시겠느냐”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수녀님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단함에 대해 위로가 됐으면 좋겠고 또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친 우리 일상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는 13일까지 서울 명동 1898 광장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회에서는 수녀복 부활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을 담은 영상도 상영된다. 박용만 회장의 목소리를 통해 프로젝트의 의미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문의 : 02-318-0131,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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