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영화의 향기 with CaFF] (108) 윈드

할머니의 따스한 손길 그린 단편 애니

Home > 문화출판 > 영화의 향기 with CaFF
2021.04.04 발행 [1607호]
▲ 강언덕 신부 이냐시오영성연구소 상임연구원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영화는 세대 구분 없이 온 가족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단편 애니메이션 ‘윈드(wind)’다.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픽사(PIXAR)에서 제작, 디즈니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2019년 12월에 단독 공개되었으나, 지금은 유튜브의 픽사 채널을 통해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다. 유튜브에서 ‘wind pixar’로 검색을 하면 바로 시청이 가능하다.

‘윈드’는 공개 당시 많은 미국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는데, 특이한 점은 미국에서 만들어졌으면서도 한국 할머니와 손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계 미국인 장우영(Edwin Chang)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픽사에서 15년간 근속하고 있는 장 감독의 본업은 시뮬레이션 수퍼바이저이다. 그동안 캐릭터의 머리카락과 같이 세밀하고 디테일해서 그 움직임을 일일이 손으로 그리기 어려운 부분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가 참여했던 작품은 ‘라따뚜이’, ‘업’, ‘메리다와 마법의 숲’, ‘인사이드 아웃’, ‘인크레더블2’, ‘토이스토리4’ 등으로 픽사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다 알만한 유명한 작품들이다. 이렇게 감독이라기보다는 기술자였던 그는 어느 날 사내에서 열렸던 단편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공모전에 아이디어가 채택되면서 6개월 동안 ‘윈드’를 만들게 되었고, 성공적으로 감독 데뷔를 하게 된다.

‘윈드’는 거대한 싱크홀에 빠진 할머니와 손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판타지 장르 작품이다. 싱크홀 안은 크고 어두운 우주 공간을 연상시키는데,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 할머니와 손자는 공중에 떠 있는 커다란 바위 위의 판잣집에서 단둘이 생활하고 있다. 주변에는 그 바위처럼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 잔해가 존재한다. 둘은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쓰레기 잔해에서 필요한 부품들을 하나하나 모아 탈출 로켓을 만들어 간다.

9분짜리 단편이지만 이 이야기 속에는 손자에게 내리사랑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한국 할머니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러한 할머니 모티브는 장 감독의 친할머니이다. 6·25 동란 때 북한 군의관이었던 남편과 헤어져 아들 넷을 데리고 남쪽으로 피난 와 힘들게 자식들을 키워냈던 할머니. 장 감독은 그런 할머니와의 따스했던 추억을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통하여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수작으로 잘 표현해냈다.

핵가족 시대를 맞아 점차 세대 간의 단절이 일반화되어가고 있는 요즘이지만, 그렇기에 조부모가 보여주는 어른으로서의 역할과 따스한 내리사랑은 젊은 세대들에게 하느님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좋은 표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윈드’는 권장할만한 가족영화이다.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
오늘의 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