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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의 유혈 진압에 총성과 눈물로 가득찬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에 총성과 눈물로 가득찬 미얀마

미얀마에도 부활의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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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4 발행 [1607호]
▲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 가족을 잃은 시민이 눈물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CNS】

▲ 미얀마 시위대에 참가한 시민들이 부상 당한 이를 급히 옮기고 있다. 【CNS】



지금 아시아의 어느 나라보다 가장 힘겨운 ‘사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나라. 미얀마다.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도 두 달째. 군경과 시민은 매일 거리에서 대치를 이루고 있고, 날을 거듭할수록 유혈 사태만 짙어지는 양상이다. 처음 시민들을 향해 경고성 위협으로 가하던 고무탄은 실탄으로 바뀌었고, 미얀마 전역은 지금도 총성과 아우성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무고한 시민들은 하루 10명꼴로 속출하는 사망자를 지켜보며 눈물의 투쟁을 이어가고 있고, 어린아이까지 주검이 되고 있다. 3월 29일 현재 군부와 시위 중 사망자만 400여 명. 세계 언론도 미얀마가 집단 학살의 현장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군부의 권력욕과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은 언제까지 더 많은 피를 요구할지 아무도 모른다.

보편 교회는 민주주의와 독재의 문제가 아닌, 모든 이의 인권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공동체성 수호의 가치를 보호한다는 기치 아래, 미얀마 사태를 주목하며 연대하고 있다. 미얀마 내에선 가톨릭교회가 유일하게 보편 교회와 세계를 향해 연대와 기도를 요청하는 손길을 뻗고 있다. 30여 년 전, 국민들의 힘으로 민주화를 이룩한 한국 교회는 아시아에서도 유일하게 ‘미얀마의 진정한 부활’을 위해 각별한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미얀마의 봄’은 언제 올까? 미얀마가 민주화 정착으로 새롭게 부활하길 염원하는 국내외 노력과 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미얀마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 단독 서면 인터뷰<3월 14일자 제1604호> 이후 다시금 급박한 현지 상황을 국내에 전하고자 미얀마인 사제, 양곤에 파견된 한국인 사제와 재차 접촉했다. 이들은 모두 “미얀마인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순수한 기도와 마음의 연대”라며 “미얀마의 봄이 오길 꼭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오세택ㆍ이정훈ㆍ이학주 기자





미얀마 사제, “봄을 위해 연대해주세요”



“미얀마 민주화의 봄 혁명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차로 1시간 반 거리에 떨어진 본당 공동체에서 사목 중인 미얀마인 사제 폴 린 투트 신부는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얀마 시민들은 민주화의 큰 승리를 이루기 전까지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시별 내전으로 커질 우려마저 보인다”고도 했다.

투트 신부는 “군부의 점령이 벌써 두 달이 넘어가는데 국민들은 매일 총에 맞아 죽고, 낮과 밤 모두 안전하지 않다”며 “매일 전국에서 군부가 들이닥쳐 재산을 약탈하고, 구타와 고문을 일삼고 있다”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급기야 3월 27일 하루에만 시민 90여 명이 사살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투트 신부는 급박한 상황에서 시민들을 위하고 노력하는 미얀마 교회의 역할도 언급했다. “나라 전체가 위험한 상황에서 교회 또한 이번 사태에 관여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위험을 피해 성당을 찾는 이들을 돕는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동체도 사람들이 필요할 때 음식을 나눠주고, 쉼터를 제공하는 보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투트 신부는 “저도 몇 차례 시위대 대열에 동참했는데, 묵주를 들고 기도하는 침묵의 시위에 참가했었다”며 “그 외엔 시민들을 위해 젊은이들과 함께 물을 나르며 돕는 역할을 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트 신부는 “나라 전체가 위험하다. 군경이 언제 집까지 들이닥칠지 몰라 생명이 늘 위협받고 있다”고 반복하며 위험한 현재 상황을 알렸다. 일부 성당도 군부에 의해 문이 파괴되고, 한 사제가 구금당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고 전했다.

투트 신부는 “현재 시민들 사이에는 큰 갈등이 없고, 대체로 단결되어 민주화를 외치고 있지만, 군사정권은 그들이 고용한 폭력배와 첩자들을 시민들 사이에 배치하고 있어 위험한 상황”이라며 “불교와 힌두교 신자들도 자신들의 사원이 파괴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참여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투트 신부는 “미얀마 사태에 함께하고자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국 교회에 무척 감사하다”며 “전 세계는 미얀마 군사정권을 거부하고, 미얀마와의 사업을 중단하며, 대신 미얀마의 어려운 국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미얀마에 파견된 한국인 사제가 보는 미얀마



“미얀마 사람들은 지금 누구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고립감과 절망감에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미얀마 양곤대교구에서 교포사목 중인 오병수(인천교구) 신부는 3월 24일 본지와의 영상 통화에서 “군부는 정상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라고 말하지만, 은행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길거리에 구걸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좀도둑과 강도 사건도 늘었다”고 현지의 상황을 전했다.

오 신부는 “군부가 사회혼란이 심화하길 기다리는 모양새”라고 지적하며 “사건이 터져도 공권력의 도움을 청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경찰이나 군인도 약탈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교민들 피해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오 신부는 “지나가다 봉변을 당하신 분이 있다고 들었지만, 외국인은 금방 풀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외국인 입장에서 점점 악화하는 사태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고도 설명했다.

오 신부는 “교회 내에서 총을 쏘는 건 둘째치고, 불교 국가임에도 절에 거리낌 없이 들어가 시위자를 색출해 내고 있다”며 “군경은 자신들이 다칠 일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의료진들에게도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오 신부가 사목하는 본당 사제관 2층에 어렵사리 임시 진료소를 마련했지만,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이 같은 이유로 중단된 상태다. 전쟁을 치러도 지키는 선이 있는데 군부는 전혀 그런 게 없다는 것이다.

오 신부는 “군부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전했던 종교 지도자들도 지금은 아무 말 못 하는 지경”이라며 “(외국) 민간 차원에서 미얀마 시민들에 대한 지지와 군부의 비인간적인 폭력에 대해 비판이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미얀마 국민들은 자국 사태에 관심을 두는 한국에 감사하는 한편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신부는 한국 신자들의 기도와 지지를 부탁했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들은 순수한 지지와 기도입니다. 그래서 머리보다 가슴으로 지지해주시고 기도해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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