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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진의 사람 그리고 사진] 참 아름다운 사람들

[임종진의 사람 그리고 사진] 참 아름다운 사람들

임종진 스테파노(사진치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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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1 발행 [1605호]



‘아름다운’ 사람들과 만나는 일은 늘 즐겁다.

한 자리에 같이 서서 조화로운 교감의 시간을 나누는 이들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그들이 선 자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빚은 풍경이 참 아름답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세상에 널리 이름이 알려진 이들보다는 오히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와 같은 감흥을 더 자주 느낀다. 아마도 그들이 나눈, 사람이 사람을 살피는 귀한 마음의 교감들이 커다란 감동을 주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지난해 5월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줄곧 지켜보고 있는 특별한 사람들이 있다. 각자의 터전에서 찾아와 새롭게 만난 여덟 명의 시민들로 구성된 이 모임은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하는 사진공감워크숍’이라는 이름으로 인연이 시작되었다. 이름에서 바로 알 수 있듯 그들 중 누군가는 북한에서 온 사람이다. 흔히 탈북자로 불리면서 알게 모르게 사회적 약자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그들 중 한 사람과 고착화된 분단 의식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또 다른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 서로의 존재성에 눈을 뜨는 시간을 함께 이루어 왔다.

이 모임의 주제는 ‘우리가 우리를 만나는 새로운 시선 - 경계와 구분을 넘어 공감의 시대를 꿈꾸는 시간’이다. 그 취지에 걸맞게 이미 ‘우리’인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채움의 과정을 치렀다. 만남이 시작되는 처음에는 누가 탈북자일까 하는 호기심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계절이 몇 차례 바뀌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들은 남남이 아닌 하나의 귀한 생명으로 서로를 아끼는 사이가 되었고 출신지가 어디든 누구라도 괜찮다는 진솔한 관계 맺기의 시간을 가져온 것이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이 탈북자 또는 북한 이탈 주민, 새터민 등의 용어가 다분히 차별의식과 분리감정을 일으킨다는 판단을 하게 된 후 ‘북향민’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만남이 ‘우리’의 범위가 어디까지일까 하는 인식의 틀을 스스로 덜어내면서 또한 ‘나’와 ‘너’로 구분 지어 바라보지 않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공감과 연대의 여정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분단 70년을 넘기면서 남과 북 사이에 심정적 거리감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그러나 이념과 체제의 차이를 이유로 갈라져 살아온 우리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고 다시 우리 모두가 행복할 삶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들이 실천으로 보여주었다는 것에 절로 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다.

시린 겨울이 지나고 봄꽃이 움트기 시작한 요즘, 사람이 빚어낸 아름다운 웃음꽃을 보며 우리 모두 함께 웃고 싶다. 이 땅 위에 다시 봄이 서고 있다.

▲ 임종진 스테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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