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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병세 한때 위중

2월 21일 서울성모병원 입원, “연명치료 않고 장기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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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7 발행 [1603호]
▲ 서울성모병원 21층 병동. 2월 21일 이 곳에 입원한 정진석 추기경은 고통 중에도 늘 기도 중에 머물고 있다.



“저는 지금 천국 문 앞에 서 있습니다.”

입원 7일째 되던 2월 27일. 정진석 추기경이 말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지만, 추기경의 말은 또렷했고 눈빛은 평온했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늘 기도 중에 머물렀다.

정 추기경은 2월 21일 주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며칠 전부터 몸 곳곳에 통증이 찾아왔다. 하지만 입원할 의사는 없었다. 정 추기경은 자신이 고령임을 생각해 주변에 많은 걱정을 끼친다며, 큰 위험을 안고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추기경을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외면할 수 없었다.

입원 9일째인 3월 1일 새벽 5시 55분. 주치의가 병실을 찾았다. 병실을 나온 주치의가 복도에 대기 중인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 취재진에게 “혈압이 떨어지고 있다. 많이 지치신 것같다. 오늘은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고 입을 뗐다. 복도에 긴장감이 흐르고 의료진이 분주하게 병실을 오갔다.

사제와 수도자들은 병실을 찾아 정 추기경을 위해 기도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들도 정 추기경을 찾아 그를 위해 기도했다. 정 추기경의 비서 정 알비나 수녀는 추기경의 상태를 묻는 취재진에게 “아주 아름답고 곱게 계신다. 남한테 피해를 안 주고 싶어하신다”고 전했다.

정 추기경은 오래전부터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2018년 9월 27일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했다. 2006년 서울대교구 성체대회에서는 헌신봉헌서에 서명을 했다. 자신이 서약한 뇌사 시 장기기증과 사후 각막기증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부탁했고, 만약 나이로 인해 장기기증이 효과가 없다면 안구라도 기증해 연구용으로 사용해 줄 것을 연명계획서에 직접 글을 써 청원했다. 2021년 2월 25일에는 자신의 통장에 있는 잔액을 명동밥집과 아동 신앙 교육 등을 위해 써달라고 봉헌했다.

3월 1일 오전 9시 31분.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어제 오후 5시쯤 방문하신 신부님들과 미사를 봉헌하셨다”며 “미사 후 맥박, 산소 포화도, 혈압 이런 것들이 일제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정 추기경은 밤 9시 위중한 상태였고, 1시간 반 뒤에는 심폐소생술을 할 정도의 위급한 상황을 맞았다. 허 신부는 “추기경님이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한 것 때문에 심폐소생술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 추기경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가톨릭평화신문에 빗발쳤다. 정 추기경이 선종했다는 가짜뉴스가 SNS에 나돌고 신자들 사이에서는 정 추기경 선종 문자와 추모 메시지가 떠돌기도 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2월 28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주례한 최양업 신부 시복 기원 미사에서 정 추기경을 위한 신자들의 기도를 요청했다. 앞서 염 추기경은 2월 25일에는 서울대교구 사제들에게 공문을 보내 “정 추기경을 위해 신자들과 함께 많은 기도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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