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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랑 실천하는 사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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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발행 [1601호]


설 연휴 내내 핫 이슈는 ‘폭력’이었다. 아동 폭력과 학교 폭력, 공권력 폭력, 생태계 폭력이 국내외 뉴스를 도배했다. 문제는 그 피해자가 항상 힘없는 이들이고,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라는 점이다.

폭력의 심각성은 성경에도 잘 드러난다. 오죽하면 십계명 중 하느님과 관련한 앞의 세 계명을 제외한 나머지 일곱 계명은 폭력과 관련돼 있다. 성경은 살인이 도둑질보다 죄가 더 무겁고, 부모와 자녀에 대한 폭력이 다른 사람에게 행한 폭력보다 더 무겁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그 폭력이 고의가 아닌 무지에서 비롯됐다 해도 그에 대한 책임을 줄이거나 없앨 수 없다고 가르친다.

예수님께서도 우리 폭력의 희생양이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수난을 통해 죄의 폭력성과 다양성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셨다. 불신, 살인적인 증오, 지도자들과 백성들의 거부와 조소, 빌라도의 비열함, 병사들의 잔인함, 유다의 배반, 베드로의 부인, 제자들의 도망이 그대로 폭로됐다. 하지만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 어둠의 폭력은 우리 죄에 대한 용서가 끊임없이 베풀어지는 원천이 되었다.

이처럼 우리가 자주 간과하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다. 하느님의 은총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 사순 시기에 더욱 강렬하게 드러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사순 담화를 통해 “사순 시기는 희망의 때”라며 “하느님의 사랑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자”고 촉구했다. 사랑은 하느님의 본성이다.

사순 시기를 맞아 절제와 극기를 결심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죄와 폭력의 증식을 끊어보길 권한다. 죄는 개인 행위이지만 그 죄에 여러 사람이 협력하고 관여하면 사회악이 된다. 참회와 보속으로 우리가 저지른 모든 폭력을 종식하고, 하느님 은총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사순 시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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