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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빈 평화칼럼] 더 큰 전쟁을 막자

[서종빈 평화칼럼] 더 큰 전쟁을 막자

서종빈 대건 안드레아(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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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7 발행 [1597호]


지금 전 세계는 1년 가까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감염병과의 싸움은 전쟁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긴급하고, 특수하며,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 일상이 제한되고 격리로 인해 생이별하는 이산가족이 발생한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중국발 국지전으로 시작해 전면전으로 확대됐다. 마치 가해자인 것처럼 번호가 달린 이름없는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가 전시 상황판처럼 시시각각 모든 개인에게 전달된다.

감염병과의 전쟁은 인류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전대미문의 전쟁이다. 서로를 죽고 죽이는 인간 세력 간의 전쟁이 아닌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다. ‘바이러스’라는 적의 무장 형태, 침투 경로, 공격 방향은 늘 오리무중이다. 선제공격할 수 없으니 그저 방역이라는 이름의 방어 진지만을 구축하고 있다. 전황(戰況)은 늘 인간에게 불리하다. 수시로 변이하며 무기를 바꾸는 ‘바이러스’의 공격 앞에 인간은 속수무책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이 있다. 인류의 전쟁 준비는 무기 개발로 이어졌다. 살상력을 극대화한 무기로 힘의 불균형을 만들어야 승리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류의 전쟁 역사에서 가장 파괴적이고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핵폭탄이다. 그렇다면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무엇일까? 세계 각국은 지금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확보 전쟁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백신이 보급되면 마치 핵무기처럼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감염병이 나올 때마다 인류는 백신을 개발해왔다. 1928년 처음으로 전염병으로부터 인류를 구한 항생제 페니실린이 개발됐다. 그러나 어떤 항생제에도 내성이 생긴 슈퍼 바이러스는 계속 등장했다. 마치 과학기술을 만능으로 여기는 인간의 오만함을 비웃기라도 하듯 말이다.

그렇다면 바이러스는 왜 인간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전쟁을 선포하는 것일까?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 인간이 개발과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바이러스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그들이 살 수 없는 기후 변화를 일으키자 생존을 위해 인간을 숙주로 찾아 나선 것이다. 결국, 감염병과의 전쟁은 인간의 부주의와 부도덕이 자초한 어리석은 전쟁이다.

베스트셀러 ‘총·균·쇠’의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인류를 천천히 죽이고 있는 세 가지 문제와 비교하면 경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3대 문제로 기후 변화, 자원 고갈, 사회적 불평등을 꼽았다. 이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욕망의 산물이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전쟁의 역사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을 끝으로 멈춰야 한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공동 합의성’을 통한 ‘공동의 해결책’을 일깨우고 있다. 함께 대응하지 않으면 누구도 어느 국가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과 자연 생태계 모두에게 공동의 집인 지구에서 전쟁이 아닌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연을 착취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간의 생태적 회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보살피고 보호하고 감독하고 보존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과 하늘 위의 하늘, 그리고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주 너희 하느님의 것이다.”(신명 10,14) 인류의 화합과 협력, 절제와 돌봄만이 더 큰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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