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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낙태법 개정안, 생명 경시 풍조 확산 우려

[사설] 낙태법 개정안, 생명 경시 풍조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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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8 발행 [1584호]


정부가 7일 낙태를 사실상 전면 허용하는 형법ㆍ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을 보니 유감을 넘어 분노가 치솟는다. 안 그래도 악화되고 있는 생명경시 풍조가 더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개정안에서 낙태죄는 유지하되 임신 14주 이내에는 이른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이유로 여성이 원하면 조건 없이 낙태할 수 있게 했다. 임신 15~24주 이내에는 법이 정한 사유에 해당할 경우 낙태할 수 있게 하면서 허용 사유로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추가했다. 또 미성년자가 보호자 동의 없이 상담만 받고 낙태 시술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낙태 방법에 자연유산을 유도하는 약물도 허용했다.

그러나 정부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이유로 임신 14주 이내에서는 자유롭게 낙태를 허용한 이면에는 “태아는 내 물건이니까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의식이 숨어 있다. 태아는 생명의 주체이지 물건이 아니다. 낙태 사유로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추가한 건 더 문제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낙태를 생각하는 임신부들에게 낙태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보호자 동의가 없어도 낙태를 허용한 것도 각종 법률에서 미성년자에게 법적 자기결정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생각하면 무리한 입법임이 틀림없다.

정부는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1년여 동안 이 문제를 사실상 방치했다. 그러다가 시한이 촉박해지자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것 같은 개정안을 내놓았다. 그동안 가톨릭교회와 생명수호단체 등 종교계와 시민단체로부터 충분한 의견을 수렴했다고 보기 어렵다. 개정안에서 낙태 허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독소조항은 삭제돼야 한다. 생명의 소중함이 지켜질 수 있도록 교회와 신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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