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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집,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서울대교구 위례성모승천성당

[아버지의 집,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서울대교구 위례성모승천성당

장미 꽃잎처럼 피어나 밝고 맑은 성모신심 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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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8 발행 [1584호]

▲ 위례성모승천성당 전경. 흰색 벽돌로 마감된 성당은 성모를 상징하는 장미꽃잎 모양을 형상화 했다. 우측 하단은 위에서 바라본 위례성모승천성당 모습니다. 왼쪽 사제관과 오른쪽 성전건물이 계단과 2층 통로로 연결된 모습이다. 성전이 장미꽃잎 같다.



“근래 지어진 성당 중 꽤 괜찮은 성당이다.”
 

올해 미수(米壽, 88)를 맞는 한국 미술계의 거장 최종태(요셉) 교수는 최근 지어진 한 성당에 대해 짧지만 강렬한 말을 남겼다. 단순함 속에 깊이가 있고 밝음 속에 편안함이 있는 서울대교구 위례성모승천성당에 대한 평이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18일 10시 성전 봉헌식을 거행하는 위례성모승천성당을 찾았다.


한국적이며 현대적인 성당
 

단연 눈에 띈다. 서울시 송파구 위례순환로 470에 자리한 위례성모승천성당은 하얀색 벽돌로 외장이 마감돼 있다. 한창 조성 중인 신도시에서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공원 옆에 자리한 성당이기에 비신자 중에도 그 아름다움에 끌려 성당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대지면적 1565㎡에 연면적은 4997㎡, 지하 4층 지상 4층(종탑 포함) 규모의 성당은 철근 콘크리트와 철골조로 지어졌다. ‘성모 승천’과 ‘가장 한국적이고 현대적이며 따뜻하고 희망적인’ 주제로 성당 설계를 공모했고, 신자들의 투표 결과 오서원(이냐시오) 건축사의 작품이 선정됐다.
 

성모님을 상징하는 장미 꽃잎에서 모티브를 얻어 성당을 형상화했고, 앞마당과 중정, 후정을 두어 한국의 건축미를 살렸다는 게 본당 주임 이기양 신부의 설명이다. 교리실과 강당, 주차장 등의 시설은 지하에 배치해 토지 이용을 극대화했고, 지하 공간은 성큰(sunken, 지상과 연결된 지하광장 개념) 방식을 채택해 채광과 환기를 개선했다. 우수처리 시설과 성전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해 환경도 고려했다.
 

▲ 성전 봉헌에 도움을 준 은인들의 이름이 새겨진 성당 지하 1층의 외부 공간. 성큰 방식으로 지어진 지하층은 채광이 좋다.


 

앞마당에서 성당을 바라보면 좌측에 자리한 직사각형 형태의 사제관 건물과 우측에 자리한 꽃잎 혹은 배 모양의 성당 건물이 외부 계단으로 연결돼 있다. 두 건물은 2층 통로로도 연결돼 있으며, 통로에 제의실이 있다. 성당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정박해 있는 배 모양이다. 성당 외관 감상을 마치고 정문에 들어서자 갈림길이 나온다. 외부 계단을 오르면 성전으로 바로 갈 수 있고, 계단을 지나치면 뒷정원으로 갈 수 있다. 계단 오른쪽 입구는 성당 1층 로비로 들어가는 길이다.
 

외부 계단으로 2층에 올라갔다. 온화한 표정으로 하늘을 쳐다보는 성모 승천상이 찾는 이들을 반긴다. 최봉자 수녀의 작품으로 단순하면서도 곡선미가 빼어나다. 성당 설계 단계에서부터 성당에 설치될 성물도 함께 고려했다. 성모 승천상 옆에 있는 20m 높이의 종탑도 볼거리다. 종탑에 연결된 줄을 잡아당기자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 신부는 “전라도에서 100년 이상 된 낡은 종을 가져와 겉을 갈고 닦아 설치했다”며 “특별한 날에 종을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 최봉자 수녀가 만든 성모 승천상.

 

전례에 가장 적합한 공간
 

성당의 외형이 전반적으로 밝은 느낌이었다면, 성전 내부의 첫인상은 차분하고 편안하다. 제대 뒤 감실 위에는 최종태 교수가 제작한 십자가가 설치돼 있고, 그 뒤로 아라비아 숫자 ‘1’ 모양의 가늘고 긴 채광창이 보인다. 얇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강하지 않아 제대를 향한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는다.
 

성전 벽은 노출콘크리트 방식이지만 가로줄 무늬가 들어가 단조롭지 않다. 바닥은 8㎝ 두께의 나무를 깔아 돌처럼 단단하지만 따뜻함이 전해진다. 432석 규모의 회중석 역시 단풍나무로 만든 흰색의 장의자가 설치돼 있다. 회중석과 성전 벽 사이에 난 통로는 물고기의 옆면을 연상시키듯 곡선 형태로 오솔길을 보는듯하다.
 

성전 좌ㆍ우측 벽에는 성모 칠고와 칠락을 담은 수묵 유리화가 설치돼 있다. 간결한 선으로 표현한 임현락(야고보, 경북대 예술대) 교수의 작품으로 밤에 조명이 켜지면 성전 외부에서도 성모의 생애를 한눈에 보고 묵상할 수 있다. 유리화 사이에는 최종태 교수가 만든 십자가의 길 16처가 있다. 15처는 예수 부활을, 16처는 성령 강림(교회의 시작)을 상징한다.
 

3층 성가대석에서 바라본 성전은 어느 하나 두드러지지 않는다. 흔히 시선을 끄는 화려한 색도, 마음을 뺏는 성물도, 시선을 분산시키는 강렬한 빛도 없다. 화려하지 않은 성물과 은은한 조명, 멀리까지 소리가 퍼질 수 있게 한 음향설계까지 오직 말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적화됐다. 그러기에 감실의 붉은빛이 주님이 우리와 계심을, 성체를 모신 나와 함께 계심을 뚜렷이 전하는 듯하다.

 

▲ 감실과 제대 십자가. 최종태 교수의 작품이다.

 

은인들에게 감사, 하느님께 영광
 

위례성모승천성당이 지어지는 과정은 기적과도 같았다. 2017년 2월 천주교 서울대교구 문정동본당 위례공소로 신설됐고, 그해 8월 초대 주임 사제로 이기양 신부가 부임했다. 2018년 8월 새 성전 조기 착공에 대한 필요성을 논의했다. 투표를 통한 설계 공모에 신자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초등학생들의 의견도 반영했다. 신자들은 묵주기도 100만 단을 봉헌했고, 155명이 신약성경을 완필했다. 주일 미사 참여자가 300여 명인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비율이다.
 

신자들이 영적으로 성숙해질수록, 신자들의 영적 물적 정성이 모일수록 성전도 조금씩 제 모양을 갖춰갔다. 13개 본당 7000여 명의 신자가 성전 건립에 정성을 보탰다. 성당 지하 1층 교리실 옆 햇볕이 잘 비치는 공간에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은인들께 감사를 전하는 기념 공간이 마련돼 있다. 성당 곳곳과 성당 주변에는 은인들이 후원한 100여 년 된 고목들이 성당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21세기 서울의 유일한 공소였던 본당은 이제 새 성전을 봉헌하는 기쁨을 맛보고 있다. 그리고 위례신도시의 복음화를 위한 여정의 닻을 올리고 본격적인 출항을 앞두고 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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