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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틴 미술의 백미, 모자이크와 빛이 어우러져 찬란함 뽐내

비잔틴 미술의 백미, 모자이크와 빛이 어우러져 찬란함 뽐내

[슬기로운 성당 이야기] (2)이탈리아 산비탈레성당 ①세상의 모든 빛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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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8 발행 [1584호]
▲ 비잔틴 건축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는 이탈리아 산비탈레성당 전경.



서로마 제국의 멸망을 기점으로 역사는 고대에서 중세로 진입하게 된다. 미술사 안에서 중세 미술은 ‘비잔틴 미술’로부터 시작된다. 비잔틴 문화는 로마 제정 시대의 국가 구조 위에 그리스 문화와 그리스도교가 합쳐져 탄생했다. 비잔틴 미술의 특징은 ‘장식 미술’이다. 주로 성당 내부를 장식하며 발전했다. 성당 내부는 대부분 모자이크로 장식되었고, 그 시대 미술의 화려함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비잔틴 문화는 라벤나에서 시작되었으며, 비잔틴 미술의 백미는 산비탈레성당이다. 이 성당은 비잔틴 문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527~565)의 명으로 526년 지어지기 시작해 547년 막시미아누스 대주교가 봉헌했다.





비잔틴 건축, 중앙집중식 구조

산비탈레성당은 비잔틴 건축의 가장 큰 특징인 중앙집중식 구조로 지어졌다. 이전의 서로마 제국의 바실리카 형태와는 완전히 다르다. 커다란 돔이 있는 게 가장 두드러진다. 성당 외부는 단조롭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중앙집중식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성당 내부는 원형 팔각이 두 번 겹치는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 중앙 주랑에는 측랑을 나누는 8개의 큰 기둥이 서 있어 높은 돔을 받치고 있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2개의 둥근 기둥이 측랑 쪽의 앱스를 형성하며 2층으로 배치됨으로써 주랑 공간은 자연스럽게 측랑으로 유입된다. 이러한 유기적인 공간 처리 때문에 다소 딱딱하고 단조로울 수 있는, 그래서 지루할 수밖에 없었던 공간들은 하나하나 독립적으로 살아난다.

2층까지 연결된 수직 구조는 비잔틴 미술의 특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성당의 크기에 비해 2층까지 연결된 언뜻 보면 벽면 같아 보이는 커다란 기둥들은 더없이 답답하고 육중하게 다가오지만, 팔각을 두 번 겹쳤기 때문에 발생하는 작은 공간들이 그 답답함을 보완해주고 있다. 거기에 그 작은 공간들의 통일성과 리듬감은 이 성당만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큰 특징이다.

이 모든 요소가 다시 한 번 천장 돔을 향해 있고, 하느님 나라를 나타내는 돔은 다시 한 번 성당 내부의 출발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열려 있으며 닫힌 모든 공간은 주제대를 향하고 있어, 중앙집중식 구조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결국에는 이 모든 요소가 제대 위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하늘과 땅이 만나는 특별한 공간으로서의 중요성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모자이크 작품으로 뒤덮인 성당


성당 내부 장식은 모자이크에서 시작하여 모자이크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자이크 장식은 비잔틴 미술 세계에서 건축 양식과 일체를 이루면서 성당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모자이크 자체에서 나오는 빛들과 성당 내부에 있는 촛불들의 빛들이 만나면서, 그 빛의 화려함은 절정을 이루게 된다. 또한, 이 빛들은 성당 내부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성당 내부의 작은 창을 통해 세상으로 나가게 된다. 이것은 하느님의 말씀이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자이크의 어원은 Musium opus에서 유래한 것인데 Musium으로 불리다가, 프랑스어 Mosaique로 부르게 된다. 모자이크는 기원전 8세기에서 1세기까지 그리스에서 시작되어 발전하게 되는데, 초기 모자이크는 작은 돌과 자갈 등을 사용하여 자연 모양 그대로 꾸미게 된다. 재료 자체가 자연에서 온 그대로이기 때문에 색채는 화려하지 않았으며 대부분 흰색과 검은색으로 매우 단조로웠다.

기원전 3세기에 이르러 드디어 ‘테세라 기법’이 도입되면서 한층 발전하게 된다. 이 테세라 기법은 돌조각뿐만 아니라 대리석과 유리 등을 필요한 부분만큼만 잘라서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섬세한 표현까지 가능해졌다. 이것이 비잔틴 시대에 와서 재료는 더욱 다양해지고, 그 다양한 재료에서 나오는 빛과 조립하는 과정의 기술 발전으로 이어지면서 모자이크 장식의 절정을 이루게 된다.

그 절정의 한복판에 라벤나 산비탈레성당이 있다. 산비탈레성당의 모자이크 내부 장식들은 비잔틴 회화 양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색채가 섞이지 않았고, 한조각 한조각 독립적으로 단단하게 조립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 산비탈레성당 내부는 모자이크 장식으로 가득하다. 모자이크의 인물들은 사실성과 원근법을 무시한 채 오로지 정면성이 강조돼 있다.




정면성의 법칙, 병렬의 법칙


모자이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사실성이 빠져 있고 원근법도 전혀 없으며, 오로지 정면성만 강조되어 있다. 비잔티움 제국의 궁정 의례를 반영하는 비잔티움 회화는 이 시기에 들어와 황제의 권위와 국가 권력을 표현하기 위하여 초인간적인 위대함과 신비스러운 위엄 등을 나타내고자 했다. 그래서 ‘정면성의 법칙’에 따라 인물을 묘사했다. 산비탈레성당의 모자이크에서 인물들이 정면을 향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구성상의 조화와 대칭을 이루는 이러한 ‘병렬의 법칙’은 유스티아누스 황제 시대의 전형이 되었다. 이러한 ‘정면성의 법칙’은 고대 이집트나 오리엔트 예술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표상된 인물이 중요한 인물들임을 나타낸다. 존경과 외경심을 바치는 대상 인물들을 정면에 위치시켜 그들의 엄격한 태도를 인상 깊게 나타내려 한 것이다. 이는 궁정 예술 표현법이 종교적 의미를 띠고 재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이와 반대되는 현상도 생겨났는데 황제의 권위를 강화하기 위하여 오히려 종교적 상징물을 이용하기도 한 것이다. 황제의 머리에 후광을 그려 넣거나, 그의 주위에 네 복음서 저자의 상징을 그려 넣어 마치 그리스도의 초상처럼 보이게 하는 예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황제의 신성함을 강조하기 위하여 종교적 이미지에 의지하는 경우라 하겠다.



성당, 그리스도의 몸 상징

비잔티움 세계에서 성당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Corpus Christi)을 상징하며 천상의 위계를 반영하는 우주의 모델이었다. 그래서 성당 지붕의 ‘돔’이나 ‘앱스’는 우주적인 의미를 지녔고, 이곳에 ‘판토크라토르’(Pantocrator) 곧 전능하신 그리스도의 이미지가 있는 이유는 돔이나 앱스가 그리스도와 성인들이 사는 하느님 나라의 궁륭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교회 건축이 지상에 내재하는 ‘그리스도의 몸’ 혹은 ‘하느님의 집’(Domus Dei)을 상징한다면, 그 내부 공간의 프레스코 벽화나 모자이크는 ‘빛’의 상징을 통해 ‘하느님의 현현’(顯現)의 아름다움을 가시적으로 표상하는 감각적 도구가 된다.

지금까지 산비탈레성당의 역사적 개관과 비잔티움 예술의 특징을 알아보았다. 다음에는 산비탈레성당 내부의 중요 모자이크의 미술ㆍ 전례적 특징을 살펴보겠다.




윤종식 신부(가톨릭대학교 전례학 교수)

박원희(사라, 이탈리아 공인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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