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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의 안광훈 신부, 특별공로로 한국인 되다

벽안의 안광훈 신부, 특별공로로 한국인 되다

두봉 주교와 고 지정환 신부 등에 이어 한국 국적 취득, 본당·빈민 사목 50여 년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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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1 발행 [1583호]
▲ 안광훈 신부가 9월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대한민국 국적 증서를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성 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지부 안광훈(Robert John Brennan, 79) 신부가 특별 공로자로 인정받아 9월 24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2012년 특별 공로자 제도 도입 이후 특별 공로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 국적자는 안 신부를 포함해 모두 9명으로, 전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와 ‘임실 치즈’로 유명한 고 지정환 신부, 사회복지법인 무지개공동회 대표 천노엘 신부 등이 국적을 취득한 바 있다.

안 신부는 이날 법무부로부터 한국인 귀화 허가를 받아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등이 함께한 가운데 한국 국적증서를 받았다. 지난해 5월 서류 준비에 들어가 11월 법무부에 귀화 신청한 지 10개월 만으로, 안 신부가 귀화 허가를 받는 데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고 박원순 서울시장, 박용진(베드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추천이 크게 작용했다. 특별 공로자는 기존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도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어 안 신부도 기존 뉴질랜드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다.

1941년생인 안 신부는 뉴질랜드에서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호주로 건너가 시드니 골롬반대신학교를 졸업한 뒤 1965년 사제품을 받고, 이듬해 9월 한국에 들어와 1968년부터 11년간 원주교구 사직동ㆍ정선본당 주임으로 사목했다. 정선본당에서 사목할 땐 고리대금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해 1972년 정선신용협동조합을 설립했고, 이 신협은 현재 총자산이 700억 원이 넘는 공동체로 성장했다.

이어 1981년 서울대교구 목동본당 주임으로 임명돼 재개발로 쫓겨난 지역 주민들과 함께했으며, 1985년부터 6년간 신학원장으로 살았다. 1992년에는 당시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에게 강북 빈민지역 사목을 요청받아 미아1ㆍ6ㆍ7동과 정릉4동 일대 무허가 판자촌에 부임, 서울대교구 도시빈민사목위원회 위원과 삼양동선교본당 주임, 서울북부실업자사업단 강북지부 대표, 금호1가동선교본당 주임 등으로 가난한 형제자매들과 애환을 같이 했고, 현재 삼양동에 살면서 삼양동주민연대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 신부는 “올해 제 나이가 한국 나이로 팔순인데, 80세가 돼서야 56년을 살아온 이 땅의 국민이 된 만큼 이제는 ‘이방인’이 아니라 온전한 한국인으로 살겠고, 오늘 제 모습이 자랑스럽다”면서 “정선에서도, 목동에서도, 삼양동에서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제 삶은 친근한 이웃 할아버지로 살면서 선교적 공동체를 이뤄내는 데 있다”고 기뻐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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