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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도우며 살아가는 행복 공동체 탄생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도우며 살아가는 행복 공동체 탄생

민간 주도 자립형 ‘희망에코마을공동체’, 경기도 안성에 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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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1 발행 [1583호]



‘내가 죽으면, 누가 우리 아이들을 돌볼까?’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평생 마음에 품고 사는 걱정이다.

발달장애아 부모들의 ‘천형과도 같은’ 아픔에 공감, 부모들과 도미니코 수도회 김성구(베드로)ㆍ유유신(비오) 신부가 힘을 모아 자립형 마을공동체를 만들었다. 최근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양기리에 국내 첫 민간 주도의 발달장애인 공동체로 조성된 ‘희망에코마을공동체’다.<전경 사진> 발달장애 자녀와 부모, 형제자매, 조부모가 다 같이 ‘품앗이’ 정신으로 상부상조하며 사는 특수 목적 마을로, 부모가 죽은 뒤에도 살아가야 하는 발달장애인들이 다른 장애인들, 가족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운영 시스템을 만들었다.

1년 동안 공사를 거쳐 지난 9월 중순 준공 검사를 마치고 입주에 들어간 희망에코마을공동체는 대지 1만 2597㎡에 지하 1층, 지상 4층의 공동주택 3개 동과 근린생활시설 1개 동 등 총 4개 동이 전체 건축 면적 7386㎡ 규모로 조성됐다. 공동주택 개별 가구는 면적이 102.05㎡에 방 3칸과 주방, 거실 등으로 이뤄졌으며, 총 72가구가 입주한다. 땅값 30억여 원과 공사비 96억 9000만 원은 발달장애아 부모들의 출연으로 충당했다.

ㅁ자 형태로 배치된 공동주택 안쪽에는 광장을 조성해 1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대의 발달장애인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근린생활시설인 행복센터에는 발달장애아 부모들 가운데 의료인이 참여, 가정의학과와 통증의학과 등 2개 진료과목을 개설하고, 물리ㆍ상담ㆍ언어 치료실을 두기로 했다. 나아가 행복센터에는 발달장애 자녀들 돌봄을 위한 교육훈련 공간을 배치했다. 아울러 식당과 마트, 카페, 경당 등 편의시설을 구비했다. 사제관 1가구를 뺀 71가구 분양이 모두 다 끝났지만, 분양 방식은 ‘매매’가 아니라 ‘영구임대’ 방식으로 진행했다. 매매 방식으로 입주하면, 훗날 장애 가구가 비장애 가구에 공동주택을 팔고 나갈 경우 발달장애인 마을공동체가 무너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딸과 함께 입주한 최경혜(마리아 막달레나, 59)씨는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 솔봉이 주일학교와 가톨릭발달장애인부모회에서 활동하며 기도했던 25년의 꿈을 이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희망에코마을공동체는 수용시설이 아니라 발달장애인들과 가족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도록 하려는 취지로 만든 공동체다. 이를 위해 발달장애 자녀의 장애를 네 단계로 나눠 중증부터 경증까지 탈리타쿰(일어나라), 에파타(열려라), 에두카레(이끌어내라), 라보레(일하라) 등 4그룹으로 만들어 청소나 점심 준비, 서빙 같은 노동에 참여할 수 있게 했고, 부모들도 당연히 품앗이 노동을 통해 자녀들을 돌본다. 아울러 특수교사나 활동보조원도 10여 명을 뽑아 마을공동체를 돕도록 했다. 축복식은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지만,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열 예정이다.

최동근(베드로, 74) 희망에코마을공동체 운영위원회 대표는 “발달장애를 가진 둘째 딸이 47살이 되도록 전국 여기저기 안 가본 데가 없었다”며 “다 같이 노력해 공동체를 만들었으니 앞으로 모든 구성원이 협동과 토론을 통해 공동체를 잘 꾸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구 신부도 “앞으로 발달장애 자녀들이 마을에 잘 적응하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평생을 살아갈 수 있게끔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문의 : 02-982-8431, 010-9323-7203, 최경혜 사무국장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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