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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작은 본당에서 인도 신부와 신자들이 이룬 큰 기적

시골 작은 본당에서 인도 신부와 신자들이 이룬 큰 기적

춘천 내촌본당 새 성전 봉헌... 인도 출신 존 케네디 신부 전국에 손편지로 기금 요청, 신자들은 농산물 판매로 모금 전국서 정성 모여 45억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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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발행 [1581호]
▲ 내촌성당은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포천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춘천교구 내촌본당이 12일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내리 255-3 현지에서 교구장 김운회 주교 주례로 새 성전을 봉헌했다.

내촌본당 공동체는 기존 성당이 차 한 대 겨우 다닐 수 있는 좁고 가파른 언덕길을 지나야 갈 수 있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겨울에 비탈길에 눈이 쌓이면 신자들이 성당에 오기 어려웠고, 그럴 때마다 인도 출신 존 케네디 신부가 홀로 눈을 치우며 신자들을 맞았다. 어렵게 성당에 와도 신자들이 쉬어갈 식당이나 교리실도 없었다.

새 성전 봉헌을 결심했지만, 신자들은 걱정이 앞섰다. 주일 미사 참여자 80여 명, 어르신이 많은 시골 본당, 인도에서 온 한국말이 서툰 주임 신부까지 갈 길이 멀고도 험했다. 케네디 신부는 전국 500여 본당에 도움을 요청하는 손편지를 쓰고 건축 기금 모금에 들어갔다. 동기 신부도 아는 신부도 없어 도움을 요청한 본당에 전화를 걸면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만 돌아왔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신자들은 매실 엑기스와 감 말랭이 등 농산물을 팔아 정성을 모았다. 서울 한강본당 최정진 신부처럼 모금을 허락하고 동기 사제들이 있는 본당을 10여 곳 소개하며 힘을 실어준 은인들도 나왔다. 어렵사리 기회를 잡으면 케네디 신부가 마이크를 잡고 신자들 앞에 섰다. 내촌 공동체의 어려움과 더불어 인도에 가본 지 7년이 넘어 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본인의 속내를 어렵사리 드러냈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으로 시작하는 동요 ‘섬집아기’를 부르며 도움을 호소할 때면 신부도 울고 신자들도 울었다.

케네디 신부의 진심은 신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내촌본당 공동체가 모은 6000여만 원을 시작으로 전국 46개 본당에서 1만 4000여 명의 은인의 정성이 모여 45억 원에 달하는 새 성전 봉헌 비용이 마련됐다.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도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2289만 원의 정성을 보탰다. 새 성전은 대지 4995㎡에 연면적 1166.7㎡로 지하 1층 지상 2층의 철근 콘크리트 철골구조다. 본당 수호성인이 베드로 사도여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모양으로 지었다.

김운회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한국말도 서툰 신부가 건축 기금 모금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모금하러 가는 곳마다 2차 헌금 기록을 경신했다”며 “케네디 신부의 열정과 순수함으로 하느님 사업을 하는 것에 신자들이 감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새 성전 봉헌식은 코로나 19로 참석자가 제한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미사 후에는 케네디 신부와 공동체가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신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성소국에 300만 원을 기증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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