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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오늘 복음 말씀이 뭐죠?”

[사도직현장에서] “오늘 복음 말씀이 뭐죠?”

김재덕 신부(대전교구 대화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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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발행 [1581호]
▲ 김재덕 신부



“자매님, 복음 말씀!”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형제님 복음 말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저는 미사가 끝나면 성당 문 앞에 서서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복음 말씀’을 물어봅니다. 미사에 참여한 교우들은 저에게 그날 마음에 와 닿았던 복음 말씀 한 구절을 말해 주어야만 성당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복음 말씀을 말하지 않고 바로 주차장으로 가시는 분을 발견하면, 달려가서 그 차에 저도 함께 타서 끝까지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헉. 헉. 헉. 자매님! 복음 말씀 말해주고 가셔야죠.”

평일에도 구역장, 단체장은 물론 교적을 펼쳐 한 구역씩 돌아가며 신자들에게 전화했습니다.

“아이고, 신부님 웬일이세요?”

“형제님, 잘 지내시죠? 제가 갑자기 너무 궁금한 게 생겨서 전화 드렸는데, 막상 여쭈어 보려니 좀 그렇네요.”

“신부님, 뭔데요? 말씀하셔요!”

“형제님, 오늘 복음 말씀이 뭐죠?”

“….”

“복음 읽어보시고 저에게 문자로 한 구절 보내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그러자 본당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본당 신부님이 복음 말씀을 물어봐서 미사에 나오기가 부담스럽다.” “복음 말씀 외우는 게 너무 힘들어서 성당에 가기 부담스럽다.” 그래도 저는 굽히지 않고 교우들에게 복음 말씀 물어보기를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1년이 지나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주일 미사 참여자 숫자의 1/3이 넘는 교우들이 평일 미사에 매일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체 조배를 하는 교우들이 점점 많아졌고, 제가 어느 시간에 성당에 가도 항상 기도하는 신자들이 있습니다. 교우들과 인사할 때 복음 말씀을 물어보지 않으면 오히려 교우들이 “신부님, 왜 안 물어보세요?”라고 되물으며 그날 복음 말씀을 저에게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교우들 입에서 하느님 말씀이 끊이지 않고 나오게 될 때, 사제인 제가 정말로 행복해진다는 사실입니다.



김재덕 신부(대전교구 대화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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