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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식품’ 구매 열기 뜨겁다

코로나19 대응 호감, 건강한 맛과 품질로 주문량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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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3 발행 [1580호]
▲ '분도 푸드' 누리집 첫 화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ㆍ판매하는 수도회들이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천주교 식품’ 구매 열기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수도회 식품 목록을 공유하며 “개신교와 달리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임ㆍ미사를 중단하는 천주교를 돕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먹어본 이들의 호평이 잇따르면서 건강한 맛과 품질을 지닌 수도원 식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분도푸드’에서 판매하는 정통 독일식 소시지는 주문량이 전년 대비 4배까지 증가했다. 돼지고기를 제외한 모든 식자재를 독일에서 수입, 현지 전통 방식으로 제조하는 수제 소시지는 맛과 품질이 좋기로 교회 안팎에 정평이 나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송대석(후고) 수사는 “원래 추석 전까지는 휴가철이 껴있어 비수기”라며 “누리꾼들이 여기저기 공유해 준 덕에 주문량이 크게 늘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엔 구매자 80~90%가 신자였는데, 이번에 비신자 비율도 많이 늘었다”며 “수도원에서 만든 좋은 먹거리로 가톨릭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수도생활도 알렸으니 선교 차원에서도 효과를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만큼 노동을 하는 수도사들에게 주문 급증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송 수사는 “이윤 추구를 하는 기업이 아닌 수도원이기에 폭증하는 물량을 감당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라며 “감사한 마음만큼, 신용에 대한 부담도 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에게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적당량을 꾸준히 구매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분도몰’에서 판매하는 마죽과 옥수수죽, 단호박죽 등 식사 대체식품도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보혈선교수녀회가 운영하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하늘재보호작업장’에서 판매하는 수제 냉동 돈가스도 주문량이 4배 넘게 증가했다. 한때 몰려드는 구매자로 접속량이 폭주해 누리집이 마비되기도 했다. 하늘재보호작업장 왕종영(이사야) 사무국장은 “코로나19로 근로 장애인들이 많이 쉬고 있는 상황에서 주문량이 크게 늘어 바쁘고 힘들지만, 그보다 기쁘고 행복한 마음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 막막하고 근로자 급여에 대한 걱정도 컸다”며 “누리꾼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렇게 꾸준히 판매되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에서 설립한 발달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위캔’에서 파는 수제 쿠키도 주문량이 15% 증가했다. 선물 세트와 단품 모두 나란히 수요가 늘었다. 국산 버터와 유정란 등 엄선된 국산 재료로 만든 ‘위캔쿠키’ 판매 수익금은 전액 장애인의 성공적인 자립에 사용된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에서 운영하는 수익사업체 ‘백합식품(사회복지법인 성 바오로 애덕원 소속)’도 제품 주문량이 늘었다. 백합식품은 수녀들이 정성을 담아 제조한 장과 메주류 그리고 매실ㆍ대추 등 농산물을 판매한다.

엄률 시토회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여자 수도원에서 만드는 25년 전통 유기농 잼도 인기를 끌고 있다. 100% 유기농 과일에 유기농 설탕으로 만든 잼은 딸기와 포도, 귤, 무화과 등 4종류로 골고루 수요가 있다. 김 그라치아 수녀는 “우리 잼은 어린이들의 순수한 입맛에 잘 맞아 특히 어머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밝혔다. 이어 “적은 수의 수도자들이 잼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보람차고 기쁜 마음이 더 크다”며 “저희에게는 노동이 기도”라고 힘주어 말했다. 트라피스트 잼은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일반 이마트 매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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