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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제의 성찰에서 시작된 무료급식소, 주님 축복 가득하길

한 사제의 성찰에서 시작된 무료급식소, 주님 축복 가득하길

전주교구 ‘요셉식탁’ 운영 맡은 정양현 신부, “이용자들 감사 인사에 기쁨 느낀다”며 관심과 봉사 지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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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3 발행 [1580호]
▲ 전북 익산시 익산대로 142-14에 문을 연 전주교구 무료급식소 요셉식탁. 하루 50여 명의 노숙인과 홀몸노인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전주교구 홍보국 제공



“제가 이 일을 하려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주님께 용서받기 위해서입니다.”

전주교구 빈민사목이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요셉식탁’을 맡은 정양현 신부는 “그분이 허락하시면 그동안 수없이 지은 죄를 조금이라도 용서받기 위해서 이 일을 하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신부는 그동안 본당 사목을 하다 지난 2월 6개월간 안식년 휴가를 받았다. 어떤 일을 할까 고민했다. 그러다 안식년 휴가기간 동안 익산역 앞에 작은 식당을 얻어 노숙인에게 저녁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요셉식탁의 첫 출발이었다.

처음에는 노숙인 10여 명이 찾아와 식사하고 갔다. 하지만 일주일도 안 돼 30명이 넘는 노숙인이 찾아왔다. 그렇게 2월 한 달간 급식소를 운영했다. 3월과 4월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때는 급식 대신 김밥과 주먹밥, 도시락 등을 나눠줬다. 그러다 5월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다시 급식소를 운영했다.

요셉식탁은 익산역 인근에서 입소문을 탔다. 처음 10여 명이던 노숙인은 50여 명으로 늘었다. 홀몸노인들도 찾아왔다. 급식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정 신부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교구 이름으로 급식소를 맡아달라고 교구장 김선태 주교에게 요청했다. 그리고 김선태 주교와 사제평의회가 요청을 받아들여 8월 빈민사목을 출범시키고 요셉식탁을 운영하기로 했다.

정 신부는 “동료 사제들과 지인들이 ‘어떻게 그 일을 하게 됐느냐’고 묻는데 그동안 살아왔던 제 삶이 이런 일하고는 전혀 다른 모습의 삶이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동안 저는 부끄럽게도 이기주의와 자신의 즐거움만 추구하는 천박한 자본주의 사회의 습성에 길들여져 아무 비판과 성찰 없이 살아왔었다”고 덧붙였다. 정 신부는 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 무슨 큰 깨달음을 얻었거나 사고의 변화가 있어 이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어떤 사명이나 열정, 의지는 더욱더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숙인들과 홀몸노인들이 건네는 ‘잘 먹었습니다’, ‘감사하다’는 인사에 큰 기쁨을 느낀다는 정양현 신부. 정 신부는 “주님의 축복은 세상적인 이득을 주는 축복이 아니라 죄를 용서해 주시는 축복”이라며 “우리는 모두 주님의 축복이 절실한 죄인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느님 나라는 가난한 이들을 통해 선포되고 있다”며 “오늘도 가난한 이들은 우리에게 축복을 빌어 주기 위해 빈손을 내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셉식탁에 들어오시어 그들이 빌어주는 축복을 받으시길 바란다”며 “관심과 봉사를 통해서 주님의 축복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주교구 빈민사목이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요셉식탁’은 전북 익산시 익산대로 142-14에 자리하고 있다. 요셉식탁은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후 5시 30분에서 7시까지 운영된다. 하루 50여 명의 노숙인과 홀몸노인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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