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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규 수녀의 사랑의 발걸음] 17. 우리 안에 작용하시는 그분 능력

[장현규 수녀의 사랑의 발걸음] 17. 우리 안에 작용하시는 그분 능력

프랑스 성요한 사도 수녀회 장현규(마리스텔라)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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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6 발행 [1579호]


작년 가을, 한국을 방문했다. 가족들이 있는 대구에 들른 후 이튿날 곧장 광주행 버스를 탔다.

프랑스에 사는 내가 가끔 가는 파리 한인성당은 광주대교구가 관할하는 공동체다. 그래서 광주대교구 사제들이 파견돼 오신다. 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님께서 정기적으로 방문해 견진성사도 집전해주신다. 그때마다 나는 대주교님을 뵙곤 했다. 그런데 옥현진 보좌 주교님은 한 번도 뵙지 못했다. 우리 수도원으로 배달오는 가톨릭평화신문에 광주대교구 소식이 실리면, 그때 사진과 기사로 주교님 모습을 뵐 수 있었다.

그런 옥 주교님께서 나의 책 「그대들을 사랑합니다」가 출간된 이후 몇 차례나 주문해 주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강릉에 사는 동생 영미에게 주교님의 책 주문 이야기를 듣고, 그냥 있을 수 없어 주교님을 직접 찾아뵙고자 버스에 오른 것이다. 광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넓고 좋았다. 얼마 만에 느껴본 한국의 정취였는지. 편하고 즐거웠다.

무척 넓어 보이는 광주대교구청에 도착하니, 비서실 수녀님과 직원이 친절히 환대해 주셨다. 옥 주교님 뵙기 전날이라 이날은 교구청 여기저기를 천천히 둘러보게 됐다. 여러 신심단체가 모임을 하는 곳도 보였다.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활발히 이뤄지는 이곳의 인상이 좋았다.

‘초저녁인데,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다가 인근 성당에 닿았다. 젊은이들이 악기를 제대 가까이 설치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슨 기도회라도 있는 걸까. “곧 성령 기도회가 있어요!” 한 청년이 친절히도 알려줬다.

‘그래, 기도회에 참석해보자! 기도도 하고, 주교님도 뵙고 일석이조 아닌가!’

신자들이 곧 성당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자리는 금세 채워졌다. 유쾌한 연주에 맞춰 찬미의 성가와 기도 안에 율동도 가볍게 이어졌다. 생각지 못했던 성령 기도 모임은 밤하늘 달 아래 절정에 이르렀고, 내 마음도 성령의 사랑 안에 기쁨으로 충만했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은혜로운 기도회로 인도하신 성령께 감사했다.

이튿날, 드디어 옥현진 주교님과의 만남의 시간! 주교님의 인자한 모습과 부드러운 말씀은 나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줬다. 주교님께 파리 한인성당 소식과 함께 신자들이 서로 기쁨을 나누며 소중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주교님도 흡족해하시며 들어주셨다.

주교님께서도 이탈리아에서의 유학 생활, 프랑스 방문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또 우리 성요한 사도 수도회 영성에 관해서도 궁금해하셨다. “저희 수도회의 영성은 사도 성 요한의 영성이며, 특히 성체 안의 예수님과의 관계를 지향합니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제 부족한 책 「그대들을 사랑합니다」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주교님은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책”이라며 격려해 주셨다. 주교님을 뵙기 이틀 전에 가톨릭평화신문사에서 인터뷰도 했다고 말씀드리니, 마치 당신 일처럼 박수를 쳐주시며 “참 잘했다”고 하신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이날 하루 사랑이신 하느님의 인도하심에 축복의 날을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당시 나의 마음은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에 담겨 있다.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힘으로, 우리가 청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보다 훨씬 더 풍성히 이루어 주실 수 있는 분, 그분께 교회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세세 대대로 영원무궁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에페 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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