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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주님, 본당 신부가 되게 해주세요”

[사도직현장에서] “주님, 본당 신부가 되게 해주세요”

김재덕 신부 (대전교구 대화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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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3 발행 [1577호]
▲ 김재덕 신부



8년 정도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서 동창 신부 본당에서 인사 발령 전까지 지냈던 적이 있습니다. 동창 신부는 “재덕아, 정말 고생 많았어. 뭐 필요한 거 있어? 말해봐. 내가 다 해줄게”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동창 신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형, 나 형 신자들하고 미사 좀 하자. 나 그게 제일 필요해.”

유학 생활 동안 가장 간절하게 그리웠던 것은 바로 교우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였습니다. 대부분의 미사는 혼자 드리거나 아니면 기숙사에 같이 사는 외국 신부들과 함께 미사를 드렸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미사를 드리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의방에 들어갔는데 복사를 서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신기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제의를 입고 입당을 하는데 성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이탈리아어가 아니라 한국말로요. 입당하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함께 미사를 드릴 수 있는 신자가 있다는 것, 제 강론을 귀담아들어 줄 신자가 있다는 것, 그리고 성체를 분배해 줄 수 있고, 강복해 줄 수 있으며, 또 미사 전에 고해성사로 용서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야말로 하느님께서 사제에게 주는 가장 큰 축복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저 본당 신부 되게 해 주시면, 본당 신자들 업고도 다닐 수 있어요!”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제 기도를 들어 주셔서 ‘본당 신부’가 되게 해 주셨습니다.

본당 사목에 익숙해질 때마다 문득문득 유학을 마치고 처음으로 동창 신부 본당에서 드렸던 이 미사가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신자들의 소중함을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열심히 사목할게요 하느님! 저기, 그런데요…, 다음 사목지도 본당으로 부탁드려요!”



김재덕 신부(대전교구 대화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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