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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7주일 - 가진 것을 다 팔아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7주일 - 가진 것을 다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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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6 발행 [1574호]
▲ 임상만 신부



한 농부가 밭에서 일하다가 아주 큰 보물을 발견하게 되자 그는 너무 기뻐서 자기의 모든 소유를 팔아서 그 밭을 샀다. 유다인들은 대체로 귀한 보물을 땅속에 깊게 묻어두었는데 전쟁이 많다 보니 전사하거나 포로 혹은 피난 생활 후에 영구 귀가하지 못하는 경우로 인해 이 보물들이 다른 농부에 의해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보물은 율법에 따라 현재의 땅 주인 소유물이기에 발견한 사람은 먼저 그 밭을 사야만 합법적으로 보물을 취득할 수 있었다.

공자는 「논어」를 시작하면서, 인간에게는 ‘배우는 기쁨이 있다’고 말한다. ‘學而詩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즉, 배우고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냐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배움으로 얻은 것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간 기쁨을 말씀하시는데 그것은 바로 ‘발견하는 기쁨’이다. 발견하는 것이 배워서 알게 되는 것보다 훨씬 비약된 기쁨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의 능력으로 배워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하느님의 신비를 발견하게 되는 기쁨은 더욱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삶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참 진리와 보물인 이것을 발견하게 되면 지체없이 결단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신비를 알게 되는 발견의 기쁨은 우리 인생의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궁극적 기쁨이라고 가르쳐 주신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진리와 생명이시며,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것들이 그분 안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예수님을 발견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보물이라고 하신다. 그러므로 그 보물을 얻기 위해서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투자하고 헌신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예기치 않은 방법으로 일상 속에서 엄청난 가치의 보물을 발견하도록 허락하신다. 그러나 보물을 발견했다고 해서 즉시 자기의 것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소유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동안 일궈온 기존의 소중한 것들을 포기하고 희생해야 한다. 그래서 농부는 밭에 묻힌 보물을 얻기 위해서 자기 소유를 다 팔 수 있었던 것처럼 예수님이라는 보물을 발견한 우리도 그 가치를 알고 있다면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사도 베드로는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어부로서 가장 소중한 배를 버렸고 사도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너무나 소중해서 그가 소유했던 모든 것을 포기함과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를 얻으려고 모든 것을 쓰레기처럼 여기고 버렸다고 한다.(필리 3,8) 이 같은 헌신을 통해 비로소 그들이 발견한 하느님 나라를 완전히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도 ‘주님의 밭’인 교회 안에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보물을 얻을 수 있도록 농부의 지혜로운 삶을 구해야 하겠다. 우선 교회에서 주님을 발견하여 온전히 자기를 헌신할 수 있는 지혜, 우리가 만난 주님을 소유할 수 있도록 자기 소유를 기꺼이 버릴 수 있는 지혜 그리고 우리가 소유한 주님 안에 머무르는 기쁨을 깨닫는 지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복음이라는 보물을 발견하게 해 주셨으니 내 소유를 다 팔아 이 보물을 내 것으로 만들며 살겠다는 고백보다 더 좋은 지혜로운 삶은 없을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물이 숨겨져 있습니다.”(콜로 2,3)



임상만 신부(서울대교구 상도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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